속절없는 전셋값 하락에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52%..10년만에 최저

      2023.02.06 07:28   수정 : 2023.02.06 07: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이 10년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아파트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최근 1년간 전셋값 하락 폭이 집값 하락 폭보다 두드러지게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앞으로 전셋값이 더 떨어져 집값 하락 폭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0%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52.9%)보다 0.9%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해 (56.0%) 보다는 4.0%P 낮은 수치로 지난 2012년 5월(51.9%)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월간 가격지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45% 떨어져 낙폭이 매맷값 하락률(-2.96%)의 2배 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의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평)당 매매 및 전셋값은 각각 4235만원, 2076만원이었으며, 매매-전세 간 가격 차는 2159만원으로 2000년 이래 최대 수준으로 가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앞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0년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장기간 횡보하면서 전세 시장으로 수요가 몰려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에는 73%에 달했지만 이후 집값이 급등하면서 전세가율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임대차법 개정 직전인 2020년 7월, 53.8%를 기록했다가 임대차법 개정으로 전셋값이 오르며 전세가율도 반등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침체로 인해 전세값이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998년 5월(-6.74%) 이후 최대 폭인 3.98% 떨어졌다.

전세가율은 매매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자 입장에서 전세가율이 너무 낮으면 초기 비용이 커져 매매를 결정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세가율은 투자 지표로 활용된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이른바 '갈아타기 비용'이 줄어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도 크게 늘어나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전세가율이 더 떨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집값이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전셋값 급락에 전세가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집값을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셋값 하락이 매맷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은 부동산 시장의 조정기에 두드러지는데, 최근 주택시장에서 매맷값 하락이 전셋값 하락을 불러오고, 낮아진 전셋값이 다시 매맷값을 끌어내리는 '연쇄작용'으로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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