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앞지른 K콘텐츠 수출… 숨은 공신은 콘진원
2023.03.31 04:00
수정 : 2023.03.31 04:00기사원문
서울 동대문구 홍릉숲 일대에는 1970년대 정부가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경제 발전을 꿈꾸며 세운 1세대 연구개발 단지가 모여 있다. 지난 29일 이곳에 자리잡은 콘텐츠인재캠퍼스에 150여명의 콘텐츠 업계 주요 인사들이 '2027년 콘텐츠 4대강국'을 꿈꾸며 한목소리로 "세계로"를 외쳤다. K콘텐츠 총괄지원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날 기관 설립 15년 만에 처음으로 통합 성과보고회 'K콘텐츠, 한국경제의 게임체인저'를 열었다.
■"K콘텐츠, 한국수출 구원투수"
지난 2021년 11월 뉴욕타임즈는 'BTS부터 오징어게임까지: 한국은 어떻게 문화계 거물이 됐나’는 기사를 통해 K콘텐츠 산업에 주목했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콘텐츠 산업조사’에 따르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가전(86억달러), 전기차(69억달러)를 넘어 124억달러를 기록했다. 문체부는 오는 2027년까지 2배(250억달러) 성장을 기대 중이다. K콘텐츠는 음식, 관광 등 연관산업 성장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무역수지 적자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K콘텐츠가 한국경제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이유다.
조현래 원장(사진)은 이날 "K콘텐츠 수출액이 지난 3년 새 32% 증가하는 등 침체된 한국 수출의 구원투수로 주목받는다"며 "지난 30년 반도체, 자동차, 조선이 한국 수출경제를 이끌어 왔다면, 이제 콘텐츠 산업 차례"라고 말했다. 박보균 장관은 "세계 콘텐츠산업 4대 강국 실현을 목표로 콘텐츠산업이 비상하게 문체부가 날개를 달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중소제작사 IP 확보까지..."콘진원 지원 덕에 가능했다"
미디어아트 스타트업 디스트릭트는 이날 건물 외벽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장식한 '웨일 #2’ 미디어파사드 공연을 펼쳐 참석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디스트릭트는 신기술융합콘텐츠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이 흥행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 중이다. 아르떼뮤지엄은 오는 4월 중국 청두, 6~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오픈을 앞둔 상태다. 이성호 대표는 성공사례 발표를 통해 "산업이 형성되기 전 창업하여 시장을 개척하느라 자본 잠식 상태까지 가는 등 많은 부침을 켰었는데, 콘진원이 지난 10년간 시의적절한 도움을 준 덕에 콘텐츠 기반 수출기업으로 성장중"이라며 "자사 콘텐츠의 가능성을 믿어준 콘진원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흥행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 래몽래인 김동래 대표 역시 "우리 회사도 콘진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거들었다. "콘진원의 제작지원이 ‘성균관 스캔들’ IP 확보에 큰 도움이 됐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매출이 발생하는 효자 콘텐츠가 됐다"며 "IP는 제작사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다. 콘진원의 제작지원금은 중소제작사가 IP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투융자 등 추가 제작비 마련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덕분에 ‘재벌집 막내아들’ IP도 50%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힌 김대표는 콘텐츠산업에 대한 콘진원의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K콘텐츠 숨은 조력자, 콘진원
애니메이션 ‘뽀로로’ ‘핑크퐁’부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전세계로 뻗어나간 K콘텐츠는 그동안 콘진원의 각종 지원사업 덕을 톡톡히 봤다. ‘우영우’의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2011~2018년 방송영상진흥재원 저금리 융자지원을 받았고, 문지원 작가는 2013년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 멘티로 선정돼 8개월간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세계 130국에 수출된 ‘뽀로로’는 2009~2016년 국산애니메이션 제작지원 등 5차례 도움을 받았다. 올해 CES 혁신상 3관왕을 수상한 뷰티 테크 기업 프링커도 콘진원 지원사업을 통해 성장한 경우다. 최근에는 K콘텐츠를 활용한 식품 등 연관산업 간접광고 지원사업이 실질적인 수출계약으로 연결되며 K콘텐츠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인 플뢰르 펠르렝은 이날 영상 축전을 통해 "확고한 공공정책이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했다. 캐릭터 ‘헬로 키티’로 유명한 일본 산리오 대표 쓰지 도모쿠니도 "콘텐츠산업을 지원하는 국가 전문 기관이 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며 "앞으로도 콘진원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와 파트너사를 소개받기"를 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