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모' 된 조선족 12만명..."다문화 자녀까지 포괄" 정책 발표
2023.04.27 17:20
수정 : 2023.04.27 17: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학령인구 절벽을 맞은 지난 5년간 전체 학생수는 급감한 반면 다문화 학생 수는 크게 증가했다. 전체 초중고 학생 수가 2017년 57만여명에서 지난해 53만여명으로 7.9% 감소하는 동안 다문화 학생은 오히려 11만여명에서 17만여명으로 54.2%가 늘어났다. 만 7~18세의 다문화가족 자녀가 급증하며 이들이 겪는 '이민 2세 문제'도 함께 커지는 추세다.
정부는 27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1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를 개최하고 '제4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향후 5년간의 다문화가족 정책 방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혼인 건수 증가폭이 줄어들었음에도 누적 결혼이민자와 귀화자 규모는 지속 증가 추세에 있다. 2021년까지 결혼˙귀화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이 된 외국인은 38만5512명에 이른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국적은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으로 12만4213명을 기록했다.
다문화가구로 폭을 넓히면 우리 인구 5714만명 가운데 2.2%를 차지하는 112만여명에 이른다. 출산율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출생은 1만4322명으로, 전체 출생(26만1000명)의 5.5%를 차지했다. 15년 이상 장기 거주자와 고령층 비율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자녀 연령 또한 학생부터 사회초년생까지 폭넓게 분포되는 추세다. 2021년 기준 만 19세 이상 다문화 자녀는 약 11%로 추정되며, 5년 후에는 1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가하는 비중과 반대로, 이들의 학교적응도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학교폭력 경험 비율은 2.3%로 전체 학생 1.1%에 비해 2배 가량 높았다. 대학 등 고등교육 진학률은 국민 전체 기준 71.5%에 이르지만 다문화가족 자녀는 40.5%에 그치는 등 학력 격차도 심화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4차 기본계획을 통해 다문화가족의 정착과 더불어 자녀의 학업과 진로까지 폭넓게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언어장벽 해소를 위해 한국어학급을 확대하고, 학교 밖에서도 가족센터 연계로 중도입국 자녀 등에 대한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444개 운영된 한국어학급은 올해 527학급으로 1차 확대 후 내년 570학급을 거쳐 단계적으로 지속 확대된다. 취학전후의 기초학습 지원 프로그램 역시 지난해 90개소에서 올해 138개소로, 이후로도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다.
학업 이후 진로 프로그램의 경우 진로설계 지원 프로그램을 올해 130개로 확대하고, 대학생과의 연계지도(멘토링)도 지원한다. 다문화 청소년 특화 기숙형 기술고등학교인 폴리텍 다솜고등학교도 지속 운영된다. 가정 내 이중언어 사용을 유도하는 데 그쳤던 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교육하는 학습과정으로 개편해 언어적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자녀 뿐 아니라 가정 정착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국제결혼 과정에서의 결혼이민(예정)자의 피해 예방을 위해 상시 점검체계를 통해 온라인상 인권침해성 표시·광고를 선제적으로 차단한다. 이민 이후로는 초기 적응부터 장기 정착까지 주기에 따른 서비스도 다양화될 전망이다.
초기 적응기 결혼이민자에게는 가족센터에서 통번역, 한국어교육, 사례관리 등을 지원하고, 다누리포털과 앱을 통해 한국생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한다. 장기 안착기에 진입한 결혼이민자에 대해서는 가족관계 증진프로그램과 노년기 준비교육 등을 제공하고 디지털 미디어 소통능력(리터러시), 생활안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민자의 경제활동 참여 측면에서도 새일센터를 통해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하고,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에도 외국어 자막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사회 내 다문화가족 지원시설 등 이중언어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하고, 기관 간 협력을 통한 연계 일자리도 제공한다.
정부는 지난 3차 기본계획의 결혼이민자의 한국생활 어려움 개선에서 나아가, 다문화가족의 다변화된 수요와 아동·청소년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 방안까지 포괄해 4차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변화된 여건을 고려해 그동안의 다문화가족정책을 보완했다"며, "다문화가족의 정책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결혼이민자가 직접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등 사회통합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