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절도로 골머리...공급망 모든 단계에서 절도 성행

      2023.08.06 07:53   수정 : 2023.08.06 07: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포츠 의류·용품 업체 나이키가 절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간 매출이 500억달러(약 65조원)가 넘는 나이키는 구체적인 절도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물류, 매장 진열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모든 단계에서 절도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A경찰, 39억원치 절도품 압류하기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이하 현지시간) 나이키가 물류센터에서, 철도 운송, 화물트럭 운송, 매장 등 제품을 공장에서 생산한 뒤 매장에 진열하기까지 물류 전과정에서 조직적인 절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난관을 뚫고 매장에 진열된 뒤에도 좀도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WSJ에 따르면 6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경찰이 LA항 인근의 창고에서 훔쳤다고 범인들이 진술한 최소 300만달러(약 39억원) 규모의 나이키 제품들을 압류했다.


범인들이 훔친 나이키 제품 가운데는 한 켤레에 160달러(약 21만원) 하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녹타x나이키글라이드 신발도 있었다. 이 신발은 나이키가 힙합스타 드레이크와 콜라보를 통해 만든 신발이다.

LA경찰의 물품 압류 수주일 전에는 LA카운티 보안관국 소속 형사들이 지난 1년간 나이키 상점 한 곳에서 75만달러어치의 제품들을 훔친 절도범 10여명을 체포했다.

"나이키 공급망 공격당하고 있다"


법집행당국을 도와 절도방지·회수를 담당하는 업체인 카고넷 영업담당 부사장 키스 루이스는 "현재 (나이키의) 공급망이 공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는 주로 아시아에서 신발을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한다.

나이키 에어조던의 경우 전세계 신발 공장이 밀집한 베트남이나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여러 항구와 창고, 물류센터를 거친 뒤 매장이나 각 가정에 도착한다.

루이스는 이 모든 단계에서 나이키 제품은 절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타깃, 메이시 백화점 등 미 소매업체들도 이같은 공급망에 들러붙어 제품들을 훔치는 조직범죄로 인해 재고 조절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시급히 해결할 과제라고 이번 실적 발표에서 우려한 바 있다.

카고넷에 따르면 공급망 전반에 걸친 화물 절도는 1년 전에 비해 올 상반기 63% 폭증했다.

나이키, 중고 신발에 웃돈


소매업종 전반이 절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들 범죄조직이 유독 나이키 제품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가 있다.

나이키의 한정판 신발들이 중고 시장에서 값이 치솟고 있어 훔친 물건들을 팔 판로가 충분히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아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에어조던을 비롯한 나이키 신발들은 정가보다 수백달러 높은 가격에 날개 돋친 듯 팔린다.

한편 나이키는 대응도 강화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지난 2월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 경찰에 자사 절도 방지에 경찰관을 더 배치해주는 조건으로 돈을 지불하겠다는 제안도 했다. 이 제안은 그러나 포틀랜드 시장실에서 퇴짜를 맞았다.
경찰 인력이 부족해 불가능하다고 포틀랜드 시는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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