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하자" 통보에 친구 살해한 여고생, 첫 재판서 혐의 인정
2023.09.14 14:09
수정 : 2023.09.14 14: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절교하자는 말에 말다툼을 벌인 끝에 친구를 살해한 여고생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최석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양(17)의 살인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A양은 동급생 B양(17)을 목졸라 살해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살해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A양은 사건 당일 범행 경위에 대해서는 일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변호인은 "살해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피고인이 고작 17세의 어린 학생에 불과하고 소년법에서도 소년에 대한 보도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며 비공개로 진행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원칙에 따라 공개하되 필요할 경우 일부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A양은 지난 7월12일 대전 서구에 있는 친구 B양의 집에 찾아가 B양을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친구 사이로 A양은 범행 당일 B양에게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집에 찾아가 말다툼 끝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양은 B양이 숨지자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으며, 실패하자 경찰에 자수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B양과 1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냈는데 최근 절교하자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 이야기를 하러 B양을 찾아가 대화하던 중 다투고 때리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A양은 2년 전부터 B양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아 학교폭력 사건으로 접수됐고, 지난해 7월 학급 분리 조치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올해 3월부터 A양이 연락해 다시 만나게 됐다. 하지만 A양은 B양이 연락이 늦거나 대답하지 않으면 메시지를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혔고, B양은 A양에게 절교를 선언했다. 이에 A양은 B양에게 '죽일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 A양은 B양의 집을 찾아갔다가 B양의 언니가 외출하는 것을 보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B양의 집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1월6일 범행 당시 출동했던 경찰과 A양의 모친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