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전 부통령, 美 대선 후보 경선 중단...바이든도 고전
2023.10.29 07:43
수정 : 2023.10.29 07:43기사원문
마이크 펜스 미국 전 부통령이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위한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포기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경선 자금 확보에서도 고전해왔다.
한편 내년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간 양자 대결 구도로 굳어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 편만 들어 무슬림, 아랍계 유권자들로부터 배척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펜스, 저조한 인기 속에 경선 사퇴
CNN,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펜스는 28일(이하 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공화당유대인연합 회의에서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펜스는 "많은 기도와 숙고 끝에 오늘자로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펜스가 다음달 3차 후보 토론에 진출하기 위한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가 펜스의 후보 사퇴 선언 배경 가운데 하나라면서 지난 1주일 동안의 저조한 선거자금 모금도 그의 사퇴 결정을 부추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펜스에게 기부하려는 이들이 충분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펜스의 이번 대선 전략은 간단했다.
대선결과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을 부추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를 끊고 자신의 롤모델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현대 공화당의 핵심 보수 원리에 집중해 트럼프와 차별화하고, 공화당 전통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펜스는 선기후원금 모금에서 공화당 주자 가운데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낮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를 배신자로 낙인찍기도 했다.
핵심 민주당 지지층 무슬림, 바이든에 등 돌려
내년 대선이 2020년에 그랬던 것처럼 트럼프와 바이든 간 재대결 양상으로 굳어지는 가운데 바이든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그러잖아도 낮은 인기가 더 떨어지고 있다.
하마스가 기습침공으로 이스라엘 주민 1400여명을 학살한 지난 7일만 해도 이스라엘에 우호적이던 여론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차별 공습 이후 서서히 팔레스타인으로 기울고 있지만 바이든은 굳건히 이스라엘 편에 서 있는 것이 한 몫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대선에서 자신에게 몰표를 몰아줬던 무슬림과 아랍계 유권자들로부터 배척당하기 시작했다.
이번 전쟁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스라엘 편만 들고 25일에는 가자지구 보건부의 사망자 통계까지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발언해 이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6일 무슬림 공동체 지도자 5명을 백악관에서 만났지만 11일 유대인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생중계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모임 자체를 사전에 알리지도 않고, 설명자료도 내지 않아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
무슬림은 유권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민주당과 바이든에 꼭 필요한 지지층이다.
2020년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무슬림 약 69%가 바이든을 찍었다.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는 무슬림과 아랍계가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지지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에 대한 분노가 무슬림 사이에서 높아지면서 지지철회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무슬림은 미시간주 등록 유권자 820만명 가운데 20만명 수준으로 지난 대선에서 14만5000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바이든은 미시간에서 약 15만4000표 차이로 트럼프를 눌렀던 터라 단순 계산으로는 무슬림이 등을 돌리면 미시간주를 빼앗길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