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한반도 구해내라”..통일장관 “남북협력 여건 만들 것”

      2023.12.12 07:00   수정 : 2023.12.12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11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통일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김 장관은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답했다. 이 여건은 북한인권 개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예찬론' 로저스 "개방하면 한국인들 문제 해결..블랙핑크 초청 파티 열 것"
방한 중인 로저스 회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장관을 만나 “가끔 사람들이 온다면 같은 언어와 역사, 젓가락으로 같은 밥을 먹는데 분단국이라 하면 미쳤다고 할 것”이라며 “김 장관이 한반도를 구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저스 회장은 그러면서 “한국에서 통일을 얘기하면 두려워하는 분들이 있다”며 “수위를 낮춰 얘기하자면 먼저 국경을 열고 휴전선과 DMZ(비무장지대)를 없애고 개방한다면 한국인들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즉, 남북이 역사와 문화 전반을 공유하는 만큼 일단 서로 터놓고 지내면 자연스레 융화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기한 것이다.

로저스 회장은 이어 “만약 국경이 열리면 제가 바로 맥주를 준비하고 블랙핑크 같은 분들과 북측에서 밴드도 초청해 큰 파티를 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로저스 회장은 남북이 통일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이라 남북통일의 잠재력에 대한 주목을 끌었다. 이날 김 장관과 만나 여전한 남북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로저스 회장이 남북 국경 개방과 교류를 유달리 강조한 건 현재 남북경색에 처해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강행을 기점으로 윤석열 정부는 9·19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하고,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연쇄적인 독자 대북제재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군사합의 전면 폐기를 선언하면서 DMZ 감시초소(GP)를 무장하고 한미 등 민주주의 진영에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내며 반발하고 있다.

남북경색에도 안심하라는 통일장관..북한체제 변화시켜 통일한다는 구상
이를 의식한 듯 김 장관은 남북경색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언급하며 남북교류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북한이 군사합의를 전면적으로 폐기하고 긴장 수위를 높이는 상황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상당히 우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고, 이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이 우려치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남북 상황이 어렵지만 윤석열 정부도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대북지원책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하며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북한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한 주민에 외부정보를 주입해 인식을 전환시킨다는 구상이다. 국제사회 공조를 통해 북한 내부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 장관이 언급한 남북교류 여건은 북한 체제의 변화로 보인다. 이는 통일을 위한 준비과제로도 거론한 바 있다.

김 장관은 같은 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콘퍼런스 축사에서 “북한인권 증진은 가장 중요한 통일준비 과제 중 하나다. 헌법 제4조에 규정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실현키 위해선 북한 주민들도 자유와 인권을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한반도 모든 구성원이 자유를 누리며 인권을 보장받고 함께 번영하는 통일을 만들어가기 위해 전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 회장은 김 장관에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한국과 아시아, 세계를 구할 수 있다.
그렇게 하시라”고 독려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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