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소재에 깃든 치밀한 '세월의 흔적'
2024.03.18 19:36
수정 : 2024.03.18 19:47기사원문
그는 1937년과 1939년에도 선전에 입선했고, 일본에서 공부를 마치던 1940년에는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받았다.
손응성은 주로 놋그릇, 도자기, 배, 석류를 비롯해 고궁, 고가구, 불상 등 한국적인 소재를 치밀하고 뛰어난 묘사력으로 화면에 담았다. 정물화는 단순히 사물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금이 가고 얼룩진 세월의 흔적 하나까지 그렸는데, 원근법을 무시하고 대칭적인 구도나 평면성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창덕궁의 비원을 즐겨 그려 '비원파(秘苑派)'라 불리는 사실주의 화풍의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사실주의에 정감적인 요소를 농밀하게 담아 그만의 양식을 만들어냈다. 1979년 작고한 후 1989년 서울 롯데미술관에서 '유작전', 1991년 한원갤러리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한국성 모색전', 그리고 199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근대미술: 유화-근대를 보는 눈' 전시 등을 통해 그의 작품이 소개됐다. 케이옥션 3월 경매에 출품된 손응성의 소품 '도자기'(1970년·사진)의 경매 추정가는 500만~2000만원이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