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등 켜고 들어오세요"..전기세 폭등하자 아르헨 정육점에 붙은 푯말
2024.04.29 08:08
수정 : 2024.04.29 08: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르헨티나의 한 정육점 입구에 적힌 푯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폭등하는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아르헨티나 중부 구알레구아추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왈테르는 최근 정육점 입구에 '환영합니다. 손전등 켜고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라는 푯말을 내걸었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물가로 판매는 계속 떨어지는 데 반해 전기세는 30만 페소(약 46만원)에서 98만페소(약 151만원)로 3배 이상으로 올랐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낮에는 불을 켜지 않고 고객을 맞이하고 저녁때는 손님들에게 손전등을 가지고 오라는 안내문을 여기저기 붙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재정 긴축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각종 보조금이 삭감돼 전기세는 지난 3개월간 평균 300%에서 최대 600%까지 폭등했다.
전기세 폭등으로 인해 왈테르는 이를 아끼기 위해 냉장고만 켜두고 대부분 불을 끈 채 손님들에게 손전등을 가지고 오라고 독려하고 있다.
일주일 전부터 손전등을 가지고 오라는 안내문을 붙였다는 왈테르는 이러한 안내문을 붙인 데 대해 "전기세가 너무 올라서 좀 아끼려는 의도로 시작했다"며 "손님 수는 꾸준하긴 한데 사가는 규모가 전에는 1㎏ 단위였다면 이제는 3000페소(약 4600원), 5000 페소(약 7700원) 등 가진 돈 만큼 소량을 사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소고기 판매가 약 50% 정도 하락했다"면서 "이제 점심시간에 문을 안 닫고 낮에는 자연광을 이용해 장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들은 핸드폰 손전등을 사용해서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손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냐는 질문에 왈테르는 "몇 명은 화를 냈지만 대부분은 유머로 받아들였다"며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런 행동이 다음 전기세 고지서에 빛을 볼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