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버핏의 버크셔, 애플 지분 13% 매각...보유 현금 사상 최대
2024.05.05 04:54
수정 : 2024.05.05 04:54기사원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93)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1분기 동안 애플을 비롯한 보유 주식들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마련한 것으로 4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버크셔의 보유 현금 규모는 1890억달러(약 250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와중에도 버핏은 보유 주식을 내다 팔았다.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마땅히 투자할 종목을 찾지 못한 데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뛰면서 국채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200억달러어치 주식 매각
버크셔는 이날 본사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 자리를 빌려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당초 3일 분기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만 하루 늦췄다.
버크셔는 이 자리에서 올 1분기 사들인 주식 규모는 27억달러(약 3조6700억원) 어치에 그친 반면 매각한 주식 규모는 200억달러(약 27조원) 어치라고 밝혔다.
버크셔 투자 포트폴리오 평가액은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말 3540억달러(약 481조원)에서 올 3월말 3360억달러(약 456조원) 규모로 줄었다.
애플 투자 13% 축소
버크셔는 특히 보유 포트폴리오 비중이 가장 높은 애플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았다.
3월 말 현재 애플 보유 지분 평가액은 1354억달러로 지난해 12월 말 1743억달러에 비해 22% 급감했다.
이 기간 버크셔는 애플 주식을 약 1억1600만주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 보유 지분을 13% 줄였다.
버크셔는 지난해 12월 후반부터 애플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매각 규모가 1% 수준인 1000만주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매각 규모를 대거 확대했다.
버핏은 주총이 열리는 체육관을 가득 메운 주주들에게 애플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 투자로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뒀기 때문에 그만큼 내야 할 세금이 많다면서 애플 지분 축소는 세금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의 속 마음은 알 수 없다.
애플은 지난해 48% 폭등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아이폰 판매 부진 속에 주가가 4.8% 하락했다. 지난달 19일 기록한 저점 165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전체 낙폭은 14%가 넘는다.
애플은 1분기 전체로는 11% 주가가 하락했다.
보유 현금, 사상 최대
버크셔는 애플 주가 하락과 주식 매각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평가액이 22% 급감했지만 산하 보험, 철도 등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장사가 잘돼 돈은 더 벌었지만 투자는 줄이면서 보유 현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자동차 보험사 가이코 영업이익이 174% 폭증한 19억28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버크셔 산하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39% 폭증한 112억2000만달러에 이르렀다.
반면 투자 포트폴리오 평가손 여파로 순익은 같은 기간 64% 급감한 127억달러에 그쳤다.
보유 현금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1676억달러에서 올 3월 말에는 1890억달러로 불어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