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총성이 한국 자장면 값을 올리는 이유"..지정학의 나비효과
2024.08.05 13:19
수정 : 2024.08.05 13: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 예고가 나오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확전은 한국 경제 전반, 특히 '2%대 물가 안착' 여부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달 31일 하니예 하마스 최고지도자 암살 직후 배럴당 77.91달러로 4.3% 급등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일(현지시간) 마감된 9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73.5달러였다. 이는 지난 7월30일보다 낮은 가격이다. 중동 불안에도 유가가 급등세로 전환하지 않은 것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중동 사태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사태 동향(5일)'보고서에서 "국제유가는 하니예 암살 후 급등했으나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 전망으로 이후 하락해 암살 전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 유가의 재상승이 물가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상승하며 6월 대비 상승 폭이 0.2%포인트(p) 높아졌다. 3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 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8.4%로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석유류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친 기여도는 0.32%p로 전월(0.16%p) 대비 2배 높았다. 유류세 인하 부분 환원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이다.
WTI 기준 국제유가는 7월 초 80달러를 넘어섰다. 7월 말엔 74.73달러까지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향후 흐름은 예측불가다.
유가의 상·하방 요인은 혼재하고 있다. 하방 요인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의 증산과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등이 꼽힌다. 상방 요인은 중동 불안이다. 미국 대선 결과도 유가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향후 유가가 안정된다면 소비자물가 역시 2%대 초중반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동 불안이 다시 고조되는 경우의 유가 상승, 폭염 등 기상 악화로 인한 농산물 값 상승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다.
정부는 물가체감도가 높은 신선식품 등 물가관리를 최우선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장마 이후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협의해 병충해 등 농작물 생육 관리를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농산물 비축 물량을 방출하는 등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