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동발 리스크, 비상대비책 만전 기해야
2024.08.05 18:08
수정 : 2024.08.05 18:08기사원문
이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사건이 중동전쟁 발발의 트리거로 작용하면 글로벌 경제에 최대 악재가 될 전망이다.
우리는 중동지역의 전쟁 리스크를 단순히 가상 시나리오로 여길 때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우리 경제가 입게 될 타격이 엄청나다. 만약 '원유의 동맥'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유가 폭등과 물류대란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약 72%, 가스의 약 32%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뿐만 아니라 수출입과 물류까지 타격이 예상된다. 더구나 인플레이션으로 고전하고 있는 우리나라 거시경제도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최근 2%대 물가안정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파고를 피할 수 없다.
미국 경기침체 소식도 앞으로 우리나라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이슈가 될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다만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고용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뉴욕 증시가 요동을 쳤다.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4.3%)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게 나온 것이다. 미국은 각종 경제지표의 호전 속에 실업률까지 낮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실업률이 급락하게 되면 앞으로 경제정책은 인플레이션 관리에서 고용 이슈로 넘어가게 된다. 이는 기준금리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 오는 9월 0.5%p 규모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다.
두 가지 리스크는 아직 본격화되지도 않았지만 각국 증시는 이미 충격을 받고 있다. 지난주 미국 경기침체 공포 영향으로 주요국 증시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검은 금요일이 펼쳐졌다. 미국발 경기침체에다 중동 이슈까지 몰려온다면 당분간 국내외 증시가 요동을 칠 공산이 높다.
양대 글로벌 리스크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정부는 일련의 사태들이 우리 경제에 미칠 도미노 효과들을 다각도로 체크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복합 리스크는 실제 직면하기 전까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 구체적으로 방어적 차원에서 에너지 수급 상황을 비롯해 물류망 점검 및 수출입 기업들의 애로사항 타개,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과 대책 수립이 종합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일련의 사태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관련 부처들은 24시간 상시 비상시스템을 가동해 모니터링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