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비용 1100만원" "안세영 의견 경청"…배드민턴협회 첫 공식 입장
2024.08.08 01:59
수정 : 2024.08.08 09: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분노가 내 원동력" "대표팀 시스템 전반적으로 문제"...‘작심 발언’에 나선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 선수보다 일찍 귀국해 보도자료를 준비한 대한배드민턴협회가 7일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이날 “이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치진과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면서도 안세영이 주장한 '소홀한 부상 관리' 등에 대해선 일부분 반박했다.
특히 "올림픽에 참가하는 12명의 배드민턴 선수 중 안세영 선수에게는 올해 2월부터 전담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면서 “이번 올림픽 사전캠프에서 안세영이 발목 힘줄을 다쳤을 때는 안 선수가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했고, (이 과정에서) 1100만원이 넘는 경비가 소요됐다”고 했다.
안세영 선수가 앞서 대표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선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열린 마음으로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해 안세영 선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최대한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세영이 지적한 대표팀 훈련의 비효율성과 부상 위험, 복식 종목 중심의 운영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훈련 방식 및 체력 운동 프로그램 방식을 면밀하게 조사하겠다"고 했다.
안세영 부상 관리 해명...재검진 결과에 대해선 사과
앞서 지난해 10월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쳤던 안세영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저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에 보도자료를 통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안세영의 부상을 관리한 과정을 설명했다. 첫 검진에서 "2주간 절대적인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고 재활까지는 4주가 걸릴 것"이라고 진단받아 조직 재생 주사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그다음 달 예정된 일본 마스터스(11월 14∼19일) 출전은 불가하고 중국 마스터스(11월 21∼26일) 출전도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안세영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두 대회에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검진에서 안세영의 부상 정도가 큰 것으로 드러났던 것과 관련해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처하게 관린하겠다"며 고개 숙였다. "진료 및 치료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해 안세영 선수가 어떠한 부분에서 오진으로 고통을 받았는지 확인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 사전캠프에서 안세영이 발목 힘줄을 다쳤을 때는 충실히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지명 한의사를 파리에 파견했고 경비가 1100만원이 소요됐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비국가대표 자격으로 LA올림픽 출전? 난색표해
안세영은 앞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라고도 했다.
협회는 안세영이 비(非) 국가대표 자격으로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출전하는 방안에 대해선 난색을 표했다.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는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규정으로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횟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라고 규정한다"며 "규정이 무시되면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이탈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있다"고 우려했다. 2002년 2월생인 안세영은 4년 뒤인 2028년에도 만 27세를 넘기지 못한다.
안세영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피력했다는 것에 대해선 "협회로는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한체육회 기자회견 불참 지시, 복식 경기 출전 종용, 벌금 회피를 위한 국제대회 참가 지시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안세영의 문제 제기에 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면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지도자가 선수를 위해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