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빨래 대신하고 방청소도"…안세영이 견딘 '분노의 7년'

      2024.08.15 05:20   수정 : 2024.08.15 0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이 지난 7년간 대표팀 선배들의 빨래와 청소를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SBS에 따르면 안세영의 부모는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에 알려진 소속팀에서의 재활과 전담 트레이너 배정 등을 요구하면서 대표팀의 선수촌 내 생활 문제 개선을 함께 요청했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됐다.

이후 7년 내내 대표팀에서 잡일을 도맡았다.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줄을 갈고, 방을 청소하는 것은 물론 일부 선배의 빨래까지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세영 측은 협회에 "일과 후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러한 잡무로 인해 피해를 받아왔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민턴협회는 당시 안세영 측과 면담 내용을 대표팀에 전달했다. 다만 대표팀 코치진은 당장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은 지난 5일 금메달을 딴 직후 기자회견에서 "협회와 대표팀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선수단을 방임하고 있다"며 협회가 자신의 부상에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도 내놨다.


파문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문체부는 미흡한 선수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를 파악하고, 국제 대회 출전 규정 등 제도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안세영은 지난 8일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가 충분히 축하받은 후 제 생각과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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