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긴장 속에 美 민주당 전당 대회 개막

      2024.08.19 13:52   수정 : 2024.08.19 13: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이 1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DNC)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으로 대선 후보로 지명하면서 11월 대권 경쟁에 들어간다.

대선 후보 토론회 부진 여파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출마를 포기한후 민주당은 그후 기록적인 선거후원금을 거두고 설문조사에서도 해리스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어 기대 속에 이번 전당대회를 맞게 된다.

그러나 행사가 열리는 시카고에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고 있으며 해리스는 앞으로 자신의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리스는 지난 6일 비대면으로 실시된 롤콜(roll call·공개투표)을 통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상태다.

경합주인 오하이오가 11월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의 등록 마감일을 8월7일로 일찍 잡아놓자 민주당은 전당 대회가 열리기 전에 대의원 4700여명이 온라인으로 선출한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번 전당 대회에서 형식적인 롤콜을 통해 해리스의 선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해리스의 대선 후보 공식 수락 연설은 마지막 날인 22일 잡혀있다.

대선을 약 80여일을 남겨두고 민주당은 바이든의 후보직 사퇴후 살아난 투표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이어가 최초의 여성이자 아시아계 대통령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쿡폴리티컬리포트에 따르면 해리스는 7개 경합주 중 6곳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지지율이 동률이거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은 안심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전문가들은 해리스 지지 열기가 얼마든지 식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경제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문제를 놓고 분열된 상태다.

해리스는 지난 16일 세금 감면과 주택 공급 계획을 공개하는 한편 식료품 업체들의 가격담합을 비판하며 방지책을 제시했다.

비록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많이 떨어졌다지만 코로나19 대유행때부터 급격히 오른 물가에 바이든 행정부의 인기를 끌어내렸다.

여전히 많은 미국의 일반 소비자들은 높은 금리로 인해 주택 구매가 힘들며 식료품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한 불만이 높다.

공화당에서는 이 같은 약점을 놓치지 않고 공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선거진영은 “카멀라 해리스는 지난 3년반동안 한 것이라고는 경제를 망쳐놓은 것”이라며 “미국 가족들에게 인플레이션 악몽을 안겼다”라고 공격했다.

앞으로 해리스 진영은 자신의 각종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정책을 놓고는 당내 중도와 진보 성향 당원들을 모두 만족시켜야해 이 부분에 있어서는 발언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놓고 민주당 내 갈등도 해소해야할 문제다.

이번 전당 대회 행사장 밖에는 200여개 사회 단체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카고 방송국 WGN은 4개 이슬람 단체 지도자들을 인용해 10만명이 시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지역은 미국에서도 팔레스타인계 인구가 가장 밀집된 곳으로 알려졌다.

또 낙태와 동성애권리 지지 단체들도 집회 승인을 받아놓고 있다.

18일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해리스가 후보직를 이어받자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이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한때 검토했다가 보류하고 시위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시간과 미네소타, 위스콘신주 등지에서 시위자들이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예정이며 멀리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원정 시위를 위해 몰려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팔레스타인 커뮤니티 네트워크 회장 하템 아부다예는 “우리는 현재 행정부를 대표하는 해리스라고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자신이 속한 단체는 해리스 부통령을 “킬러 카멀라”라고 이미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부통령 러닝메이트 팀 월즈가 연설하는 21일과 해리스가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22일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지지후보 없음’이라고 표기한 민주당 대의원 30여명이 해리스의 수락 연설 때 야유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 도시 중 당 전당대회를 가장 많은 25회 개최한 시카고는 지난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로 인한 대규모 충돌로 수백명이 부상을 입는 악몽을 기억하고 있다.

시카고 경찰은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경찰관 1만2000명을 대기시키고 있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시카고 시내 일부 지역에는 담장과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출입을 차단시키고 있으며 헬기들이 순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소들은 전당대회 기간동안 휴점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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