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환율에… 수출주 지고 내수주 뜨고

      2024.08.27 16:28   수정 : 2024.08.27 1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9월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대신, 유틸리티와 은행, 통신 등 내수주가 부각되는 양상이다.

증권가는 기업의 개별 실적이 아니라 환율, 금리, 유가 등 거시적 요인에 집중해 우호적인 종목을 선별할 때라고 조언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KRX 반도체 지수는 8.79%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폭락장을 딛고 일어서 0.79% 하락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부진한 모습이다. 자동차와 에너지·화학 지수도 각각 4.37%, 3.47% 내렸다.

수출주로 대표되는 이들의 동반 약세는 환율의 영향이 크다. 상반기 1400원을 터치했던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20~1330원대로 내려오면서 수출주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달러 약세에 웃는 업종도 있다. 내수주로 분류되는 유틸리티, 금융, 운송이 대표적이다. 이 기간 KRX 유틸리티 지수는 10.77% 상승하며 KRX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한국가스공사(33.51%), 한국전력(17.39%), 대성에너지(12.66%) 등이 크게 올랐다.

은행과 증권 지수도 7.86%, 7.61%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고, 운송 지수도 1.86% 상승했다.

증권가는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수출주 대신,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iM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환율, 금리 등의 변동성이 거의 없을 때는 개별 기업의 실적에 맞춰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유효하지만 지금은 거시적인 요인이 변하면 개별 기업의 이익 추정치도 변할 수 있어 변수에 우호적인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는 기계, 반도체 등 수출산업이 강했지만 원·달러가 하락하기 시작한 7~8월에는 은행, 증권, 통신 등 업종의 주가가 강했다”며 “최근 원·달러 하락은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대미 수출주에는 부담이 될 수 있어 내수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내수주 중에서도 유틸리티의 매력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경우 배당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상헌 연구원은 “유틸리티업종은 매출원가 중 80% 이상이 수입 원재료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원화 강세 수혜주”라며 “실적 개선은 배당 확대 가능성까지 이어질 수 있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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