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자 신용대출 급증 풍선효과
2024.09.08 18:33
수정 : 2024.09.08 21:17기사원문
은행들은 서둘러 신용대출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기 시작했고, 금융감독원은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확산되는지 점검하면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이달 5일 기준 569조5450억원이다. 지난달 30일(568조6616억원)보다 8834억원 늘었다. 하루(영업일) 평균 증가 폭은 약 2200억원으로, 지난달(약 4244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 폭은 8조9115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경신한 바 있다.
다만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4757억원 늘었다. 이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된 데다 은행권의 주담대 한도 제한으로 주택 구입자금을 '영끌'하기 위한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3921억원, 지난달 말 잔액은 103조4562억원이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6월 2143억원, 7월 1713억원이 각각 줄었으나 8월에는 주담대와 함께 급증(8495억원)했다. 특히 이달 2~5일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증가 폭은 4602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이 마이너스통장에 기댄 셈이다. 지난 5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8조8635억원이었다.
은행들은 주담대 제한이 신용대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조이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9일, 신한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한다. KB국민은행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지난달 29일부터 5000만원으로 줄였고, 신한은행도 오는 13일부터 같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증가 추이를 모니터링한 뒤 연 소득 이내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세의 분수령을 추석연휴 전후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많은 규제를 내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타행의 규제를 모두 기본적으로 검토하고, 추가적으로 할 것이 있는지 계속 찾아보고 있다"면서 "7~8월 계약에 따라 실행될 물량이 남아 있지만 이달 중순부터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신용대출에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적용해 대출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묶거나 DSR 산정 시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만기를 현행 5년에서 줄여 전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소득의 최대 1.8배 수준인 한도가 줄어든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