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친환경·AI로 유럽 가전 '밀레장성' 넘는다
2024.09.11 12:38
수정 : 2024.09.11 16:52기사원문
【 베를린(독일)=김준석 기자】 "유로파센터에 위치한 유통체인 '자툰'은 독일을 넘어서 유럽 가전 업계의 최전선이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 매장은 인공지능(AI) 등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매장이다." (자툰 삼성전자 매장 직원 칼리드씨)
독일 베를린 쿠담 거리에 위치한 가전매장 '자툰'은 한국의 하이마트처럼 여러 회사의 다양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 "AI 어렵지 않아요" 체험공간 눈길
매장을 방문한 8일(현지시간)은 공교롭게도 1년에 단 4번만 영업하는 일요일이었다. 비교적 매장 내부는 한산해 보였으나, 1~3층에 걸친 삼성전자 매장에는 유독 스마트폰과 각종 가전을 살펴보는 현지 고객들이 눈에 띄었다.
매장 입구를 들어서면 1층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기술력을 강조한 코너가 고객들을 맞이한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소비자들에게 스마트싱스를 쉽게 이해하고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TV로 스마트싱스의 맵뷰를 보며 주변 기기를 파악하고, 빅스비 음성 명령으로 로봇청소기를 켜는 등 다양한 인공지능(AI) 시나리오를 체험할 수 있다.
2층은 유럽의 가정집처럼 공간을 구성한 'AI Cafe'가 마련돼 있다. 고객들은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비스포크 AI 스팀' 등 삼성의 대표 AI 제품들을 집에서 직접 사용하듯 체험할 수 있다.
최성민 삼성전자 독일법인 CE마케팅 프로는 "소비자 입장에서 AI는 어렵다"면서 "이곳은 AI에 대한 질문을 쉽게 풀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층에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가전인 냉장고, 세탁기, TV 등이 경쟁사인 LG전자, 하이센스, 밀레 등 기업들과 나란히 전시됐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가전에 관심도가 큰 유럽 고객을 겨냥해 에너지 효율 스티커와 '스티바' 스티커를 곳곳에 부착했다. 삼성 관계자는 "독일에서는 스티바 스티커 부착 여부가 가전 제품 구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최근 15년간 냉장고는 32회, 세탁기는 28회에 걸쳐 최고점인 매우 좋음 또는 좋음 평가를 받았다. 최고 선호도 지표에서는 2022년 독일 냉장고 부문 첫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 양문형 냉장고 등 '전통의 유럽' 혁신
삼성전자는 친환경을 강조하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AI 인버터 컴프레서와 펠티어 소자를 결합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유럽 규격 기준 최고 등급보다 55% 추가 에너지를 절감(A-55%)하는 '비스포크 AI 세탁기' △스마트싱스 에너지와 연계해 추가로 전기 사용을 줄여주는 'AI 절약모드'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인 업계 패러다임을 바꾸며 독일 가전의 터줏대감인 밀레와 경쟁사들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상냉장 하냉동 2도어 냉장고(BMF)와 원도어 타입의 냉장고가 주류를 이루는 유럽 시장에 삼성전자는 미국 스타일의 양문형(SBS) 냉장고를 도입해 신규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독일 냉장고 시장 중 양문형은 상냉장 하냉동 (BMF)타입, 원도어 타입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비중(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일의 프리스탠딩 냉장고 시장에서 17.4%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진규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소비자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유럽에서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