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060조 사상최대… 연체율도 늘었다
2024.09.26 18:17
수정 : 2024.09.26 18:49기사원문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4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6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1043조2000억원)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눈여겨볼 대목은 대출 증가 속도가 소득과 신용도에 따라 차별화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중소득 자영업자 계층의 대출잔액은 198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200조900억원)보다 2조7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저소득 자영업자는 125조2000억원에서 132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신용등급별로 봐도 중신용 대출잔액은 지난해 2·4분기 196조7000억원에서 올해 2·4분기 179조8000억원으로 16조9000억원 줄었지만 저신용은 같은 기간 32조3000억원에서 42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2·4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차주)의 대출액이 121조9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조8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비중은 전년 동기 10.5%에서 11.5%로 상승했다. 취약 자영업자는 총 41만명으로 집계돼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13.1%를 차지했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2·4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0.15%를 기록했다. 2년 전인 2022년 2·4분기(3.96%)와 비교하면 6%p 넘게 급증한 수치로 2분기 연속 10%대를 이어갔다. 이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1.56%)을 크게 상회하고 비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0.44%)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회복이 지연된 결과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자영업자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첫째는 통화정책 긴축을 이어가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난 점이고, 둘째는 내수부진에 기인하는 서비스 업종의 업황부진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향후 자영업자 차주들의 상환능력에 따라 선별적 지원을 지속하는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채무 재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