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도 이제 포수 왕국? 김태군‧한준수 맹활약에 상무 김선우까지 홈런포 쾅!
2024.10.09 20:29
수정 : 2024.10.14 11:32기사원문
【광주=전상일 기자】KIA는 올 시즌 주전 포수의 출전 빈도가 가장 이상적인 팀으로 꼽힌다. 100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가 2명이 있는 팀은 올 시즌 KIA 뿐이다. 김태군이 101경기, 한준수가 103경기를 출장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태군과 한준수를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태군은 3회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한준수는 김태군 뒤에 교체로 등장해 우월 2루타에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이들이 반반씩 마스크를 쓰게 될 전망이다. 우타자이자 베테랑인 김태군은 경험이 많은 수비형 포수로, 1차지명자 한준수는 좌타자에 공격형 포수로 두 명은 이상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다. 그것을 이날 연습 경기에서도 제대로 증명했다.
그런에 이들 두 명이 끝이 아니었다. 또 한 명의 포수가 이범호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9일 챔피언스필드. 상무 선수 중에서 가장 큰 응원을 받은 선수는 단연 9번으로 선발 출전한 김선우였다. 김선우는 지난해 5월 상무에 합격했고, 한승연과 함께 상무에 입대했다. 무려 4대 1의 경쟁률을 뚫어낸 것이다. 그런 김선우가 군 복무중에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김선우는 6회 KIA의 3번째 투수 에릭 라우어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경기 수비에서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고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김선우는 롯데 자이언츠의 김진욱과 동기다. 강릉고의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2차 9라운드, 전체 84번으로 가까스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KIA와의 연습경기는 그에게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꿈에 그리던 챔피언스필드 데뷔 첫 홈런이 나왔고, 그것도 이범호 감독 앞에서 때려낸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김선우는 경기가 끝난 직후에도 자신을 지도했던 손승락 코치(전 퓨처스 감독)에게 인사하는 등 밝은 미소를 보였다.
KIA 타이거즈의 안방은 정말 격동의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포수가 가장 큰 약점이었다. 단순히 약점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트레이드 해온 박동원을 놓치며 부랴부랴 트레이드 해온 주효상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온갖 구설수에 올랐다.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신범수, 한승택, 한준수 등을 돌려쓰며 구멍을 메워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것이 고작 1년전의 일이다. 전환점은 김태군의 트레이드였다. 김태군을 류지혁과 맞바꾸며 급한 불을 컸다. 그 사이에 한준수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여기에 운 좋게 2라운드에서 이상준을 지명하고, 군대에간 김선우까지 부쩍 성장하면서 KIA는 포수 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1년전과는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큰 경기에서 안방이 약한 팀은 절대 우승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 그 누구도 KIA의 포수진이 약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이제 안방은 KIA의 강점 중 하나다. 단순히 현재만 그런 것이 아니다. 퓨처스에서는 이상준이라는 좋은 포수 유망주가 자라나고 있다.
손승락 수석 코치는 “이상준은 어깨도 강하고 방망이도 워낙 좋아서 좋은 포수가 될 자질을 여러 가지로 갖추고 있다”며 이상준을 높게 평가했다.
여기에 김선우도 상무에서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태군과 한준수라는 현재에 김선우와 이상준까지. 풍부해진 안방 덕택에 이범호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