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환자가 서울까지 안 가게 해주세요"..尹 "걱정 마십쇼"

      2024.10.15 22:34   수정 : 2024.10.15 23: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주지역 환자가 서울까지 가지 않도록 해주십시오"(제주대병원 환자)
"그러려고 여기 왔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제주대학교병원을 방문, 의료진을 격려한 뒤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2월 의료개혁 발표 이후 전국 의료기관을 찾고 있는 윤 대통령은 서울, 경기, 충남, 부산 등에 이어 12번째로 제주 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개혁 추진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현장에서의 의견 청취에 나선 윤 대통령은 제주대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인력 지원과 암센터 노후 기자재 교체 지원, 안정적인 수가 지원 등을 지시했다.

이에 이순행 제주대병원 간호부장은 "제주도 내에서 제주도민들이 모두 치료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에서 희망을 봤다"며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이 속도"라면서 "제주대병원이 하루 빨리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고 배석한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에게 재차 당부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 등 난이도가 높은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인력이나 시설·장비·진료 등의 기준을 넘어야 지정될 수 있어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찾은 제주대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암센터, 신생아집중치료센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운영 중이며, 지난 9월 역량 있는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인정받아 중증 응급환자 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거점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병원에 도착후 3층 암병동에서 입원중인 환자들을 격려한 윤 대통령은 병원관계자 및 의료진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의료진 덕분에 지난 추석 연휴 장기간에도 비상의료체계를 무난히 지켜낼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정주여건 중에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바로 교육과 의료"라면서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중증필수의료의 접근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제주대병원이 빠른 시일 내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국명 제주대병원장은 의료인력 수급 어려움과 코로나19 및 전공의 이탈로 인한 심각한 재정 적자를 언급하면서도 "대통령께서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든든하다. 제주대병원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에 적극 참여하고,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게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정 진료부원장은 제주대병원의 중요 현안인 다목적 교육진료동 증축을 꼽으면서 "중환자실 전담 전공의 유치를 위해선 운영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박경기 제주지역암센터장은 "암센터의 노후 기자재를 적절한 때에 바꿀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건의에 윤 대통령은 조 장관 등 참모들에게 관련 사항들을 적극 챙길 것을 당부했다.

간담회 후, 윤 대통령은 로비에서 만난 환자가 "제주지역의 환자가 서울까지 가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말하자, "그러려고 여기 왔습니다.
걱정 마십시오"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환자와 보호자들의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한 뒤 병원을 나섰다.


이날 오전 국무회의가 끝나자마자 성남 서울공항을 이동해 간이 김밥 한줄로 점심을 때운 윤 대통령은 제주도에서 민생토론회 후 제주대병원 방문을 마치고 공군 1호기에서 저녁을 샌드위치로 대신하는 등 강행군 속에 오후 6시30분에야 서울로 복귀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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