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규모 유증’ 한화리츠, 금리인하 수혜로 흥행 청신호
2024.10.25 10:16
수정 : 2024.10.25 10: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화그룹 본사 사옥인 장교동 한화빌딩(사진)을 편입한 한화리츠가 상장리츠 역사상 최대인 47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상장리츠 본연의 역할이기에, 한화리츠에게 유상증자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한화리츠 유상증자 성공의 열쇠는 주요 주주 및 한화그룹 '스폰서'의 참여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리츠의 4730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은 4340원으로 확정됐다. 신주배정기준일인 지난 9월 30일까지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주주들은 23일부터 29일까지 상장되는 신주인수권증서를 매도할 수 있고, 이 기간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은 잠재적 투자자들은 시장에 풀리는 신주인수권을 매수할 수 있다.
7월말 기준 한화리츠의 주요 주주는 최대 주주인 한화생명(46.18%)을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18.21%), 코람코주택도시기금리츠(8.50%), 교보생명(5.67%)이다. 장기 투자 목적으로 자리한 기관투자자 비율이 높다는 점은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주주 청약은 내달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며, 실권주 발생 시 14일부터 15일 일반 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처리센터 편입 당시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SK리츠의 경우 최대주주인 SK의 소극적 참여가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바 있는 만큼, 우선 한화생명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며 “당시 SK리츠가 편입한 수처리센터라는 자산 자체가 생소했던데다, 42.99%의 지분을 보유했던 최대주주 SK가 약 10% 정도만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SK리츠 주가는 370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SK리츠가 수처리센터라는 생소한 자산을 담은 것과 달리, 한화리츠는 검증된 자산으로 볼 수 있는 CBD권역 '프라임오피스' 장교동 한화빌딩을 편입한 점은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주주 가치 희석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유상증자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로 인해 대부분의 상장 리츠들이 유상증자 발표 이후 이 같은 주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은 '프라임오피스'와 같은 우량 자산 편입을 위한 유상증자에는 비교적 우호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편이다.
여기에 시장에선 한화리츠가 ‘스폰서 리츠’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를 진행한 삼성FN리츠는 기존 주주인 삼성생명(19.51%)과 삼성화재(18.73%)가 보유한 지분율 만큼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비슷한 시기 유상증자를 진행한 롯데리츠도 최대주주인 롯데쇼핑(50%)이 참여하지 못한 대신, 롯데물산이 신주인수권 매수를 통해 유상증자 물량 40%를 책임지기로 했다.
더욱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는 상승세를 보인 것 달리 국내 리츠는 뒷걸음질 치는 듯 했으나 한은의 단계적인 금리인하에 따라 국내 리츠도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리가 내리면 부동산 대출 이자 부담이 낮아지므로 수익성이 개선된다. 현 주가에 진입 시 예상되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고려한다면, 매수 기회를 노리는 잠재적 투자자들에게는 진입을 고려할 수 있는 주가 수준이 도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직접 투자가 어려운 우량 자산 투자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대표 사옥을 매입한 만큼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지난 주주총회 때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이 자산 매입의 건에 대한 동의 의사를 표시하였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대해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