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물만 먹어도 돼"…정신장애 엄마에 '학교급식' 몰래 준 中 소년
2024.10.30 07:19
수정 : 2024.10.30 14: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신장애가 있는 엄마에게 학교급식을 몰래 주고 자신은 친구들이 남긴 음식을 먹은 12살 소년의 사연이 알려졌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을 맡은 A교사는 지난 14일 점심식사 시간이 지난 뒤에도 학생 한명이 보이지 않자 그를 찾아나섰다.
A교사는 수업에 빠진 리시보가 학교 밖에 있는 중년의 여성에게 학교급식으로 받은 음식을 주고 여성의 머리를 빗어주는 장면을 목격하고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매체에 따르면 여성은 리시보의 엄마다. 리시보는 엄마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장면을 즐거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리시보는 A교사가 다가오는 장면을 보고 도망칠 뻔했다. 학교급식을 몰래 준 게 들통 나 혼이 날까 두려워서다.
그러나 A교사는 리시보를 혼내지 않고 칭찬했다. 또 리시보가 엄마에게 음식을 주고 있는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영상을 본 수백만명의 중국인들은 리시보의 효심에 감동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리시보는 점심에 물만 있으면 된다며 학교급식을 엄마에게 가져다 줬다고 한다. 이어 배가 고프면 친구들이 먹고 남긴 음식을 모아 끼니를 때웠다.
지역 장애인 연합은 중국 언론사인 지무뉴스에 리시보의 엄마가 경미한 정신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리시보는 어머니, 정신 장애가 있는 누나, 침대에 누워 있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몇 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이 소식을 알게 된 지역 당국은 리시보 가족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