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올려달래서, 적금 깼어요"..청년 일자리 1년새 19만개 사라졌다
2024.12.27 07:12
수정 : 2024.12.27 07:12기사원문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청년 둘 중 하나는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19~34세 1인가구 비중이 57.7%... 원룸 형태 거주 35%
지난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생애단계별 행정통계'에 따르면 해당 년도 기준 청년층(15세~39세) 인구는 총 인구의 29.4%(1462만8000명)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29만1000명) 감소한 수치다.
가구 유형별로는 1인 가구 비중이 56.9%으로, 2세대가 26.6%, 1세대는 10.4%, 비친족가구 4.9%, 3세대 이상 1.3% 순으로 집계됐다.
1인 가구 비중은 19세~34세가 67.7%로 가장 높다. 학업, 취업 등을 이유로 홀로 거주하는 청년이 많은 것이다.
주거 면적도 차이 난다. 19세~34세의 경우 35%가 전용면적 40~60㎡인 원룸 형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청년층의 취업난과 가계 빈곤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4대 사회보험 등 일자리 행정자료로 파악된 근로자를 뜻하는 '등록취업자'는 청년층 829만3000명, 중장년층 1364만9000명, 노년층 312만2000명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청년층(-19만명, -2.2%)과 중장년층(-7만8000명, -0.6%)은 감소했지만, 노년층은 25만5000명이나 증가(8.9%)했다. 또 같은 연령대 안에서의 취업자 비중도 청년층(56.9→56.7%)과 중장년층(67.9→67.6%) 모두 줄었지만, 노년층(31.7→32.9%)은 늘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소득이 있는 청년은 1099만3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20만8000명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들의 연간 평균소득은 2781만원에서 2950만원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 소득구간별로는 1000만원 미만이 3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0만~3000만원 미만이 25.9%, 3000만~5000만원 미만은 23.5%로 뒤를 이었다.
생활비·주거비 부담, 대출로 막는 청년층.. 정책적 지원 시급
청년 1인 가구의 신세한탄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프리랜서 이미주(35·가명)씨는 올해 초 청년도약계좌를 중도해지 했다. 이씨는 "저축여력이 없다"면서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적금액을 줄이다 결국엔 해지했다. 월세에 생활비까지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직장인 박태형(33·가명)씨도 최근 주거비 목적으로 대출을 받았다. 그는 월세 자금이 부족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이자, 생활비 부담이 크지만 선택지가 없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자산 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30 청년 579명 중 201명(36%)가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이유로는 ▲전·월세 자금 등 임차비용(53%) ▲주택담보대출 등 내집 마련(18%)등 주거비 관련 대출이 71%를 차지했다. 이외 ▲생활비 등 급전 마련(20%) ▲학자금 대출(7%) ▲교육, 훈련, 자기계발(1%)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 역시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빈곤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와중에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내수 부진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정책이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는 혼재되어 있어 정책 체감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정책적으로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강조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