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미국 인도...몬테네그로 법무 결정
2024.12.28 03:59
수정 : 2024.12.28 03:59기사원문
암호화폐 테라, 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의 미국 인도가 결정됐다.
보얀 보조비치 몬테네그로 법무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으로 권씨를 범죄인 인도한다는 명령에 서명했다.
한국과 미국이 서로 권씨 신병 인도를 요청한 가운데 결국 미국 인도가 확정됐다.
권씨는 한국 인도를 강력하게 원했지만 좌절됐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인 데 반해 미국은 각 범죄마다 형을 더하기 때문에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성명에서 “대부분의 기준이 미 당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면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거부하고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모든 사실과 상황을 검토했다”면서 “범죄의 중대성, 범죄 장소, 범죄인 인도 청구 순서, 범죄인 국적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권씨는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를 거쳐 가짜여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EU)으로 가려다 체포된 바 있다.
한국과 미국이 거의 동시에 범죄인 신병인도를 요청하며 경쟁을 벌였고, 당초 법원은 한국을, 법무부는 미국을 택했다. 미국에 범죄인을 인도하면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법원 판결이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대법원이 9월 한국 송환을 결정한 하급심 판결을 기각하고 법무장관이 이를 결정토록 하면서 권씨의 미국 인도가 사실상 결정됐다.
이에 불복해 권씨 측은 헌법소원을 냈지만 지난 24일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를 기각한 바 있다.
권씨는 테라,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다. 2022년 테라와 루나 폭락사태에 따른 전 세계 투자자 피해액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