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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의 진실게임] “부자아빠 신드롬은 허상일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1.16 08:58

수정 2014.11.07 19:44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이진 지음/미래의창)

우리 사회에 잠재된 돈에 대한 위선을 질타하며 ‘부자아빠’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 이 시리즈는 새해 인사도 ‘복 많이 받으세요’ 대신에 ‘부∼자 되세요’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든 촉매제였다. 그러나 기요사키가 얘기하는 대로 돈에 대해 솔직해지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다고 해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일간지 경제면에 ‘세이노의 돈과 인생’ 칼럼을 연재해 화제를 모은 ‘얼굴 없는’ 부자아빠 세이노와 이진씨가 공동으로 저술한 ‘부자아빠의 진실게임’(미래의창)은 로버트 기요사키 주장의 허구성에 대해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세이노의 말을 빌려 기요사키의 ‘누구나 금융지식으로 무장한 채 자신을 위해 일하면 부자아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허구일뿐 현실에서는 실현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비판한다.

기요사키가 우리에게 ‘부자아빠’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지만, 사실 알고보면 그는 책을 팔아 부자가 된 사람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기요사키는 지난 77년에는 나일론지갑회사, 80년에는 로큰롤 사업에 손댔다가 차례로 실패했고, 착수하는 사업마다 초기에 돈을 벌었다가 알거지로 손을 터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그의 재산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돈을 버는가를 가르쳐주는 정체불명의 투자관련 교육회사를 통해서 얻어진 것이고, 백만장자가 된 것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출간을 통해서 였다는 것이다.

특히 ‘위험성은 늘 있으므로 위험성을 피하는 대신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기요사키식 투자는 위험관리가 전혀 무시되고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투자를 한 종목에 집중하라’는 그의 투자론을 국내 주식시장에 적용할 경우, 널뛰기를 반복하는 우리 주식시장의 특성상 ‘대박’보다는 ‘깡통’을 차기 십상이라는 것. 게다가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벌게 해주는 거래(주식이든 부동산이든)를 찾으라는 권유도 여윳돈이 없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불가능하다는 게 세이노의 주장이다.

기요사키가 일반인이 돈에 대해 가진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유도한 것이외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고 반박하는 세이노의 ‘부자아빠 만들기’ 전략은 어떤 것일까.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고학으로 학교를 마친 후 자수성가한 세이노는 “세상 어디에도 부자가 되는 쉬운 길은 없다”고 일갈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그이기에 지금 실패해도 두렵지 않다는 그는 “만약 실패했다면 즉시 제로점으로 내려가라”고 조언한다.

세이노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 재테크는 없다. 현재의 위치에서 최대의 노력을 하지도 않은 채 큰돈을 쉽게 버는 어떤 다른 마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가난의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래서 그가 추천하는 ‘월급쟁이들의 부자아빠 되기’ 전략은 너무나 평범하다. 특별한 재테크 비법을 알려고 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주제를 알고 삶과 세상을 제대로 직시하는 바른 생활자세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의 자세부터 바로 세워야 성공할 수도 있고 돈도 벌 수 있다는 게 세이노식 재테크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그래도 진짜 재테크의 비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세이노는 직격탄을 날린다. “진짜 재테크의 비법은 남들에게 돈을 주고 일을 시키지 말고 당신이 직접 몸으로 하면서 절약하는 것이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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