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메뉴의 세계화를 통해 한국 고추의 매운 맛을 세계인에게 알리겠다.”
올해 초 개소한 홍초원 고추연구소의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유일웅 소장(61)은 평생을 고추품종 개발에 매달려 왔다. 홍초원은 매운 맛 치킨 브랜드로 유명한 ‘홍초불닭’의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체.
유소장은 다름아닌 매운 고추의 대명사로 불리는 ‘청양고추’를 만들어 낸 주인공이다.
서울대 농대 출신인 그는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를 거쳐 지난 75년 종묘연구개발 업체인 중앙종묘㈜에 입사, 이후 근 30년가량 고추와 각종 작물의 육종개발에 힘썼다.
중앙종묘 연구소장, 회사 대표까지 역임했던 그는 잠시 쉬던 중 지난해 7월 홍초원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홍초불닭의 매운 맛 소스로 한창 주가를 올리며 해외진출을 모색 중이던 홍초원측이 한국 고추의 매운 맛을 체계적으로 연구개발해 세계적인 소스로 만드는데 유소장의 힘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이다.
유소장은 27일 “국내에선 매운 맛 소스 개발이 연구자의 감각적인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며 체계적인 연구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전국의 고추를 대상으로 성분을 조사, 각 성분의 함량에 따른 소스 제조법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것”이라며 “연구소는 ‘균질된’ 매운 맛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신개념의 소스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유소장은 유전자 자원의 세계화를 지지하고 있다.
“유전자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전자 자원으론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 고 그는 말했다. 해외 글로벌 회사와 인수합병(M&A), 업무제휴를 통해 선진 유전자기술을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편 유소장은 “청양고추의 산지를 충남 청양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제주산과 태국산을 잡종교배한 품종을 경북 청송·영양에서 임상재배해 성공하자 현지 농가의 요청으로 청송의 청(靑), 영양의 양(陽)자를 따서 상표권 등록한 데서 유래됐다”고 들려줬다.
/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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