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강남 ‘불안’ 강북 ‘여유’

현형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1.13 17:45

수정 2014.11.04 19:32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함께 금융기관들의 잇따른 주택담보 대출 금리 인상이 전 금융기관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영업점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강남 등 잘 나가는 점포의 경우 연말 목표를 채우지 못했거나 늘어나는 내년 목표량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비해 목표량이 비교적 작은 강북이나 비 투기지역 점포장들은 느긋한 표정이어서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영업점장에 준 0.2%∼0.5포인트의 전결금리가 사라지면서 영업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진데다 자산 운용처가 마땅치 않아 영업 엑서더스(탈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금융기관들은 예금금리 인하를 통한 시중 자금 유입 차단, 신용대출 및 기업대출 확대, 넘쳐나는 금고(곳간) 보완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해 영업을 마무리하는 연말로 다가오면서 정부의 부동산 고강도 대책이 각 금융기관의 영업점장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는 부동산 가격이 하루동안 5000만원이 치솟는가 하면 규제에 따른 대출제한과 두달동안 목표량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신규 담보대출 고객은 늘지 않고 무리수를 두면서 대출을 확보하자니 리스크가 너무 크고 신용 대출 등은 워낙 규모가 작아 실적을 맞추기 어려운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따라서 이들 점포장은 부동산 대출외에 직장인 신용대출, 기업대출도 제한적이어서 투기지역의 영업점장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 분당의 S은행 한 지점장은 “올해 여신 목표 2500억원중 98%를 채운 상태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나머지 2%도 채우기 어렵다”면서 “새해 성과급이나 실적에 따른 평가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올 실적 기준 내년도 영업 목표량 설정에 대한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신년인사에서 본부 이전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강남의 B은행 지점장 경우도 “지금의 부동산 규제가 내년이라고 크게 완화되지 않는 다면 본점 차원의 내년도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고 이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이 지역 점포장의 경영실적이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들 지역의 점포는 6억원 이상에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대출을 할수도, 대출 희망자도 없는 개점 휴업상태다.

강남·송파 지역은 물론 버블 세븐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들 지점장은 아예 주택담보대출을 포기하고 인근 지역의 기업이나 직장인을 대상으로 신용대출등 신규 고객을 찾아나서거나 타지역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송파의 K은행 A지점장은 “연말 실적을 맞춰야 하는데 도통 대안이 나오지 않아 대출자산 지키기에 돌입했으며 이 문제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지역 점포장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이미 대출금을 받아놓은 사람의 경우 “규제 강화에 따른 차액을 갚겠다고 상담하는 고객도 꽤 있어 경영평가가 나빠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까지 분당에서 일하다가 올초 경기 일산으로 전근 온 한 은행 지점장은 자신도 그곳에 있으면 이같은 고민에 빠져있을 텐데 하며 최근 상황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보험과 저축은행은 다소 여유가 있어 대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예상보다 강할 것이란 전망에 영업도 영업이지만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인한 담보비율이 떨어질 경우 기존의 대출에 대한 부실 발생으로 금융권의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neths@fnnews.com 현형식 한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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