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책과 함께 떠나는 과학여행] ⑩질병이 탄생시킨 명화

조성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11 17:41

수정 2008.11.11 17:41



‘질병이 탄생시킨 명화’는 예술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되짚어 보는 책이다. 특히 의학이나 정신분석학적인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저자인 문국진씨(83)는 ‘꽃병에 꽂힌 열네 송이 해바라기(1888년작)’의 찬란한 노란 빛은 당시 유행하던 술인 압생트(알코올 70∼80%)에 빠진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물체가 노랗게 보이는 황색증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무렵에 고흐는 ‘밤의 카페테라스’ ‘밤의 카페’ 등 진한 노란 빛깔의 그림을 그렸다.

또 고흐가 정신분열증으로 병원에 입원해있는 동안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을 저자는 정신분석학적인 식견으로 해석한다. 별이 빛나는 밤에서 소용돌이처럼 표현된 별들은 정신장애자들의 시각 체험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화가의 질병과 작품은 이처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프랑스 화가 모네는 백내장의 영향으로 ‘수련’을 탄생시켰다.

시력이 정상일 때 그린 ‘수련 연못’의 사물은 고유의 빛깔로 그려진 반면 시력이 나빠진 뒤 그린 ‘일본식 다리’에는 연못의 물과 나무가 황색, 적갈색으로 표현했다.


이 밖에 뭉크의 ‘절규’는 정신이상 증세의 산물이며 스페인의 여류화가 레메디오스 바로는 음란증, 앙리 마티스는 결장암, 폴 세잔은 당뇨병 등의 질환을 앓았고 이들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고 저자는 소개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과장 및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교수,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한 법의학자다.


최근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도서들로 대중의 관심을 모은 점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과학문화인상을 수상하는데 한몫한 책이다.

/talk@fnnews.com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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