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SK ‘워커힐 구하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21 16:03

수정 2014.11.05 11:25

SK그룹이 고 최종현 회장의 손때가 묻어 있는 그랜드 워커힐 호텔 구하기에 나섰다.

SK네트웍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워커힐 호텔을 인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워커힐 호텔은 지난 2005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5년째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외손실 영향으로 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워커힐 호텔이 경영악화에 빠지자 SK네트웍스가 합병을 통해 워커힐 호텔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바이어 숙소로 워커힐 호텔을 주로 이용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었다.



SK텔레콤과 SK에너지가 지난해 각각 175억원, 162억원어치의 매출을 올려줬고, SK네트웍스(44억원)와 SKC&C(19억원)도 매출에 기여했다.

지난해 3280억원을 기록한 워커힐 호텔의 전체 매출 중 그룹 계열사가 부담한 규모는 529억원으로 전체의 16.13%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5.15%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SK그룹이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빠진 워커힐 호 텔 구하기에 나선 것은 워커힐 호텔이 그룹내에서 계열사 이상의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 전 회장은 워커힐 호텔 내 빌라에서 생활하는 등 워커힐 호텔에 남대른 애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회장 장례식도 워커힐 호텔에서 치러졌다.

서울대 농대 재학 당시 김치를 주제로 학부 논문을 썼을 정도로 김치에 대한 애정이 컸던 최 전 회장이 워커힐호텔내에서 담근 김치는 지금도 ‘수펙스’ 김치로 판매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으로서는 선친의 손때가 뭍어 있는 워커힐호텔에 대한 감정이 남을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이에 앞선 지난 2004년 SK네트웍스가 워크아웃에 돌입했을 때 매각 위기에 처했던 워커힐 호텔을 지켜냈다.

SK은 당시 워커힐을 매각키로 하는 구조조정협약을 채권단과 맺었으나 최 전 회장이 워커힐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데다 그룹의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매각을 미뤘다. 이후 SK네트웍스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그룹이 정상화되면서 매각은 없던 일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5년전 워커힐을 매각 위기로 몰아 넣었던 SK네트웍스가 이번에는 워커힐 구원투수로 나섰다”며 “SK그룹으로서 워커힐은 뿌리와 같은 상징성을 가진 곳”이라고 말했다.

/kkskim@fnnews.com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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