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게임사 인재찾아 지방 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1 22:18

수정 2010.02.01 22:18

게임업체들이 그간 '게임메카'였던 서울 테헤란로를 벗어나 강원도, 제주도, 부산 등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던 그동안의 패턴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지방 출신 인재를 확보하기 쉬운데다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체 넥슨은 최근 부산시에 게임 개발 전문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인력 채용에 나섰다. 수십 명 규모로 만들어지는 이번 스튜디오는 넥슨 본사 소속으로 설립되며 자회사 및 관계사들과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주로 담당하게 된다.
또 넥슨의 기존 온라인 게임들을 플래시 게임과 스마트폰 게임, 휴대용 게임 등의 타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넥슨이 지방에 진출한 가장 큰 이유는 인재 채용이다. 부산지역 게임관련 학과에서 배출되는 인력 규모는 연간 3500명 수준. 넥슨 서민 대표는 "부산은 그 어느 지역보다 게임 관련 학과가 많고 관련인력을 많이 배출해 온 반면 메이저 게임 기업의 진출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앞으로도 게임 관련 인재들이 많은 지역을 지속적으로 물색해 지방 스튜디오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한빛소프트가 상장 게임 업체로는 최초로 게임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역시 부산지역 인재 채용이 목표다. 이곳에서는 수십 명의 개발자가 상주하며 신작 게임을 개발 중이다. 최근 하이원엔터테인먼트가 강원도 태백시로 사옥을 이전하기도 했다.

전라북도 전주 소재 게임업체 IMI는 확고한 토종 게임사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이 업체는 전 직원 220명 가운데 180여명을 지역에서 채용하는 등 지방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이 공로로 지난 2006년 전라북도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세금도 전주에서 두 번째로 많이 내고 있다. IMI 이정훈 대표는 "지역 토착 기업으로 성장할 경우 그 지역의 유능한 인재를 원활히 발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서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본사를 옮길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지원책을 바탕으로 설립되는 게임 회사들도 있다. 상품 유통보다 기술축적과 운영이 더 중요한 게임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거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엔씨소프트 출신들이 만들어 화제가 된 소셜 게임업체 신타지아(Syntasia)는 강원도 춘천에 터를 잡았다. 강원도 내 대학들이 보유한 기술을 일부 라이선싱하는 조건으로 강원기술지주회사에서 연간 개발비 등 현금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MI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5억원가량의 지원금을 2년간 지원받을 예정이며 지난해엔 전라북도 지방기업 고용보조금으로 2억4000만원가량을 수령했다.

대구 소재 게임사인 KOG는 '엘소드'와 '그랜드체이스' 등의 흥행으로 기반을 다진 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에서 동성로로 회사를 확장 이전했다.
입지를 굳힌 후에도 서울로 이전하기보다 지역에서 사세를 늘린 경우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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