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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자)‘아이라이터 개발자’ 믹 에블링 “감성과 기술이 만나면 불가능이란 없어”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05 14:59

수정 2013.05.05 14:59

루게릭 등 전신마비 환자들을 위한 안구마우스 '아이라이터'를 개발한 믹 에블링.
루게릭 등 전신마비 환자들을 위한 안구마우스 '아이라이터'를 개발한 믹 에블링.

#미국의 유명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템트(Tempt)는 7년전 어느날 집에 와서 다리가 저린다는 것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지금 그는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는 전신마비 환자지만 전 세계에서 전시회 초청을 받고 스케치와 3차원 조각을 하는 전신마비 예술가로 활동 중이다.

템트에게 이처럼 새로운 희망을 준 안구마우스 '아이라이터'는 2010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으로, 개발팀과 템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는 2012년 슬램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아이라이터'에 영감을 받은 삼성전자의 임직원들이 '아이캔'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아이라이터'가 안경위에 웹캠을 부착해 눈동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글자를 스크린에 입력하게 하는 것이라면, '아이캔'은 '아이라이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눈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것이다.

서울디지털포럼 참석차 첫 방한한 '아이라이터' 개발자 믹 에블링은 5일 기자와 만나 "창의성과 테크놀로지가 만나면 불가능이란 없다"고 강조했다.

믹 에블링은 대표적인 오픈소스 문화 선도자인 '낫임파서블재단' 설립자로, '아이라이터'는 첫번째 프로젝트다. 믹 에블링은 주어진 상황에 적합한 인재들이 모여 서로 동기를 부여하고 하나가 된다면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들도 언제든 실현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는 "협업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이라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기술"이라고 말했다. 즉 언어가 조상들이 쌓아온 과거 협업에서 탄생했고, 과학 역시 과거의 논리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론이 탄생하듯이 과거와 현재의 협력이 미래를 만든다는 의미다.

믹 에블링은 '아이라이터' 개발을 통해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인들이 모여 각각의 능력과 창의력, 상상력들을 활용, 매우 실제적인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협력은 여러 가지 형태로 매 순간 이뤄지며, 성공적 협업을 통해 못 이룰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픈소스 문화를 대중화하는 것도 이같은 믿음 때문이다. 그가 처음으로 '아이라이터'를 개발, 발표했을 때 관심을 가진 유명 벤처 투자가가 그에게 반복적으로 물었던 것은 "사업 모델이 뭐냐"였다. 유명 온라인 유통업체인 이베이보다 수백만배의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한 그가 투자자에게 한 대답은 "무료라는 점"이었다. 우스갯소리지만 믹 에블링은 실제로 필요한 모든 이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오픈소스'가 미래를 변화시킨 핵심 요소로 믿는다.


그는 앞으로 '낫임파서블' 재단을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과 그것을 함께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확장시킨 계획이다.현재 다음 프로젝트로 뇌파만으로 대화를 가능하도록 하는 '브레인 라이터'와 맹인들을 위한 스마트 지팡이인 '레이저 캠'을 개발 중이다.


그는 "낫임파서블재단을 통해 과학과 감정을 기반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함으로써 불가능이 현실로 이뤄질 것"이라며 "높은 빌딩, 대량생산된 의류, 스마트폰 등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과거 어느 시점에는 불가능했던 것. 결국 불가능은 인류에 대한 과소평가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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