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간에 랍스터 판매 경쟁이 불붙으면서 '1만원 대' 랍스터까지 등장한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랍스터 시식기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4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랍스터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게시글 하나가 게재됐다. 24일은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제2차 1만원 대 랍스터 특판 전쟁을 시작한 날이었다.
글쓴이는 마트들의 '호들갑 마케팅'에 궁금증도 생기고 전에 한 번도 랍스터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해당 글을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이날 오전 회사 동료 1명과 함께 인근 마트에서 1인당 3마리만 판매하는 랍스터 6마리를 구매했다. 같이 간 동료가 랍스터를 보고 "생각보다 작네!"라고 외치자 판매자는 "만 원에 파는 게 뭐 그리 크겠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직접 찜요리를 해먹어 본 글쓴이는 "마트 측 설명대로라면 이 '랍스터'는 500g이라고 하는데, 직접 찜요리를 해서 먹어보니 한 사람이 세 마리를 혼자 다 먹어야 겨우 허기를 면할 정도의 양"이라고 밝혔다.
게시물을 통해 공개된 랍스터의 실측 크기도 전체 길이 32cm, 너비 5cm 정도에 불과했다. 꼬리와 껍질을 제하면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게 해당 네티즌의 설명이다.
더불어 1만원 랍스터를 찜으로 요리해 동료들과 먹어본 시식 후기에서 작성자는 "대체적으로 '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맛"으로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체적으로는 '게' 요리 보다 조금 낫다는 반응이었지만 동료 1명은 '게'보다 맛이 못하다고 밝힌 사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만 원짜리 랍스터'의 실체에 대해서 어렴풋이 유추라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글은 28일 오후 3시 현재 24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우선 1만원 랍스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쪽은 "궁금했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다. 그래도 싼 편이라고 생각해 언젠가 한 번 사먹어 볼 생각이다" "만원치곤 괜찮다. 레스토랑에서 먹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꽃게 7마리에 만원인데 차라리 꽃게를 싸게 팔지..." "어제 2마리 쪄 먹어 봤으나 간에 기별도 안 간다. 한 열마리 먹어야 먹은듯 할 것 같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인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이달 초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각각 9900원과 9700원에 판매한 미국산 활(活) 랍스터는 며칠 만에 동이 났다. 폭팔적인 랍스터 수요가 확인되자 이달 말 롯데마트가 2차 특판을 진행했고, 여기에 홈플러스가 새롭게 합류했다. 홈플러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총 5만마리, 롯데마트는 24일부터 30일까지 총 12만 마리의 1만원 대 랍스터 판매를 시행한다.
일부 소비자의 실망에도 불구하고 1만원 랍스터의 전반적인 소비자 반응은 뜨거운 편이다. 한정 기간, 한정 수량만을 특가 판매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매장을 찾은 손님이 허탕을 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해당 마트는 1인 당 랍스터 판매 수를 2~3마리로 제한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형 마트의 이번 랍스터 특판을 두고 국내 어민들의 사정 악화를 염려하는 시선도 있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여파로 국내 어민들이 가뜩이나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특가 랍스터가 꽃게 등 국내 수산물 판매를 더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랍스터 특판을 진행 중인 마트 관계자들은 "국산 꽃게 철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갑각류 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일본 방사능 여파로 인한 수산물 소비 부진을 타개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우리 어민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오는 11월에는 대규모 국내어종 기획행사를 전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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