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구글이 국내 모바일 게임 플랫폼의 절대 강자 카카오 게임하기의 단독 질주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1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 관계자들과 만나 카카오에 게임을 올리지 않을 경우 각사의 모바일 게임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카카오 게임하기의 높은 수수료로 인해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자 수수료 인하를 내세우며 네이버 밴드, 아프리카TV 등이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새롭게 출시, 카카오를 견제하기 시작했지만 실제 카카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구글이 직접 국내 게임사를 상대로 카카오를 통한 게임 출시를 제지하고 나서면서 향후 국내 모바일 게임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대부분 구글플레이와 카카오 게임하기에 게임을 동시 출시하고 있는데, 이때 구글플레이에 30%, 카카오에 21%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퍼블리셔(유통사)를 따로 둘 경우 실제 수중에 들어오는 수익은 전체의 24.5%가량이다.
하지만 최근 구글코리아는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을 출시할 때 카카오를 배제할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지원해주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됐던 카카오의 21%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으며 글로벌 진출 시 적극 활용해야 하는 구글플레이의 마케팅 지원까지 등에 업게 돼 고심해 볼 만한 제안이다.
카카오는 전 세계 약 1억명의 이용자 중 국내 이용자 수가 35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구글플레이가 탑재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중 67.5%인 7억4250만명에 달한다. 때문에 구글플레이를 적극 활용할 경우 국내에서 카카오 게임하기의 영향력을 활용하지 못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만회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구글의 움직임에 대한 카카오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게임하기를 중심으로 한 중개수익이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7월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는 카카오가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도록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며 현재까지 카카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21%라는 높은 수수료로 중소 게임개발사의 부담이 커지며 상생방안을 도외시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에 최근 시장에는 좀 더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며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출시한 업체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는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의 게임하기 플랫폼을 선보이며 14%의 수수료를 제시했으며, 아프리카 TV 역시 게임센터를 통해 게임을 출시할 경우 20% 미만의 수수료와 더불어 영업이나 마케팅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하지 않고 흥행에 성공하는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넥슨의 '영웅의 군단'과 위메이드의 '아크스피어'가 대표적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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