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주요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성균관대와 중앙대는 '대기업(재단) 후광효과'로 '대박'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한양대와 경희대는 지난해보다 낮은 경쟁률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성균관대·중앙대 웃고 vs. 한양대·경희대 울고
이번 수시모집에서 가장 흡족한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성균관대와 중앙대다. 두 곳 모두 8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크게 치솟은 것은 물론 전형료 수입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40억∼6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18일 대학과 입시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재단의 성균관대는 201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총 8만1858명이 지원해 평균 29.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년도보다 지원자가 3639명이 늘었다. 의예과(논술전형 기준)는 경쟁률이 206대1에 달했다.
두산그룹 재단인 중앙대에도 8만1명이 지원해 평균 27.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19.15대1)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치솟았다.의학부, 화학신소재공학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등 7개 학과는 경쟁률이 100대1을 넘었다.
이에비해 한양대와 경희대는 지난해에 비해 경쟁률이 하락하며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양대는 모든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고 수능성적이 필요없는 학생부전형을 확대하는 '파격' 행보로 올해 수시 지원자가 1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10만 양병설'과 함께 300대1의 경쟁률을 보일 것이라는 수험생들의 예측을 깨고 전년도 평균경쟁률(31.75대1)에도 못미치는 24.51대 1에 그쳤다.
경희대(서울) 역시 평균 경쟁률 23.31대1로 전년도(25.34대1)보다 낮아졌다.
■수시 모집 희비 갈린 이유는
한양대가 예상외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파격적'인 입시전형이 독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없애면서 내신과 논술 비중이 커졌고 특히 논술전형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에 실시하기로 한 것이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줬다는 것이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반영률을 크게 떨어뜨린 것이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수능 비중을 줄이면 결과적으로 논술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이것이 수험생들에 부담을 줬다"고 평가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한양대가 높은 수시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말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퍼지면서 오히려 원서 접수를 피한 것"이라고 분석했고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입시 전략 측면에서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희대는 논술전형 시험일정이 성균관대와 겹친 것이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해 수시에서는 하향안전보다는 소신지원 경향이 강해지면서 수험생들이 경희대보다 성균관대로 몰렸다.
이에 비해 성균관대와 중앙대는 재단에 대기업이 들어오면서 '후광효과'를 봤다. 최근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기업과 밀접한 연계도, 지원이 큰 대학들로 수험생 눈이 쏠릴 수 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삼성그룹이 재단으로 있는 성균관대는 대학 위상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곳으로, 의대를 필두로 이공계 지원율이 치솟고 있다.
하늘교육 임 대표는 "오랫동안 굳건하던 대학 서열을 깬 대표적인 곳이 성균관대"라며 "의대를 필두로 이공계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최상위권 학교로 발돋움했다"고 말했다.
■전형료 수입도 희비교차
전형료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수시모집 결과에 따라 대학들의 전형료 수입도 희비가 갈렸다.
가장 많은 수험생이 몰린 성균관대는 가장 많은 전형료 수입이 예상된다.
전형료는 각 전형방식마다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지난해 성균관대의 1인당 전형료가 6만9000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수시입시로 전년대비 4억원이 늘어난 56억48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올해 입시전형료를 인하한 중앙대 역시 41억원 정도의 전형료 수입을 거둘 전망이다.
이에 비해 한양대와 경희대는 전형료 수입이 각각 11억900만원, 4억4500만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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