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스토리의 고전 '춘향전'과 '로미오와 줄리엣'이 발레와 오페라로 관객을 만난다.
지난 2007년 국내에서 초연된 창작 발레 '춘향'은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새 옷을 입었고
1867년 초연된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계적인 제작진과 성악가들의 드림팀으로 꾸며져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차이콥스키 음악에 춤추는 춘향
5년 만에 다시 만나는 '발레 춘향'은 음악, 무대, 의상, 안무까지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사실적인 묘사로 한국의 전통미를 강조했던 초연과 달리 상징과 은유를 통해 글로벌화에 초점을 맞췄다. 가령 의상의 경우 겹겹이 입는 한복의 은은함은 남겨두되 좀 더 가볍고 세련된 느낌으로 한복의 틀에 갇히지 않은 모습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춘향의 만남이다. 안무가 유병헌이 우연히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듣다가 영감을 받아 편곡 과정을 거쳐 발레 음악으로 재탄생시켰다. 한국의 전통적인 여인상 춘향에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발레 춘향'을 위해 작곡된 것처럼 맞아떨어진다. 만프레드 교향곡과 템페스트는 춘향과 몽룡이 재회한 뒤 기뻐하며 추는 사랑의 파드되(2인무)에 사용돼 황홀함을 극대화한다. 또 교향곡 1번에서 풍겨나오는 변학도의 해학성과 관현악 조곡 1번으로 표현되는 방자와 향단의 유머러스한 춤도 흥미롭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 30주년 레퍼토리로 공연되는 '발레 춘향'은 오는 27일과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내 최초 현역 발레스타 부부로 사랑받고 있는 황혜민과 엄재용을 비롯해 스타 발레리나 김주원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강미선과 이동탁이 각각 춘향과 몽룡을 연기한다. 1만~8만원. (02)399-1114
■세계 최고 제작진·성악가 '황홀'
불멸의 사랑 이야기,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곡은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 작곡가 샤를 구노를 만나 오페라로 탄생했다. 셰익스피어의 탄생 450주년을 맞는 올해 국립오페라단의 무대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다시 불러낸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10편이 넘는 오페라와 관현악 곡으로 재탄생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구노의 오페라는 섬세하고 우아한 선율로 원작의 감성을 가장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10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오페라단이 선사하는 이번 무대는 역대 최고의 제작진과 스타 성악가들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선 영국 최고 권위의 로렌스 올리비에 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거장 엘라이저 모신스키가 연출을 맡았다. 모신스키는 지난 1975년 런던 로열오페라에서 벤저민 브리튼의 현대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로 데뷔한 이래 잉글리시내셔널오페라, 뉴욕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사랑은 아름답다'는 콘셉트로 이상적이고 서정적인 감정 표현에 집중한다. 또 호화로운 무도회 장면과 긴장감 넘치는 검투 장면으로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보인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폰 카라얀을 사사하고 라 스칼라 극장, 베로나 아레나 등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한 불가리아 출신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봉을 잡았으며 무대와 의상은 뮤지컬 '라이언 킹'의 무대 디자이너 리처드 허드슨이 맡았다. 급부상하고 있는 신예 성악가들의 출연도 눈에 띈다. 로미오 역의 프란체스코 데무로와 줄리엣 역의 이리나 룽구와 손지혜는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1만~15만원. (02)586-5284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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