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4일 현대.기아차 미국시장 점유율 5개월 만에 8% 밑으로 하락, 판매 부진으로 현대차 유럽법인 임원 이탈 가속
#. 10월 7일 삼성전자 3.4분기 영업이익 4조1000억원으로 59.7% 감소, 대대적인 구조조정 착수
#. 10월 12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3사 전 임원 사직서 제출
대한민국 국가대표 기업들이 '실적 쇼크'에 빠졌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치고 있는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줄줄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국 경제에 큰 짐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경제가 어렵다 하더라도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기업의 '혁신'이 속도를 내고 제대로 추진된다면 실적 쇼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세계 무대에서 절대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전자와 자동차·중공업 등이 한꺼번에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휴대폰과 반도체 쌍두마차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던 삼성전자는 1년 만에 영업이익 규모가 반토막이 났고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유럽에서 힘을 잃고 있다. 일본을 제치고 조선업계에서 절대 강자의 지위를 누리던 현대중공업은 실적악화를 이유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이들 업종이 건설과 자동차부품, 전자부품 등의 전후방 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대외 환경은 물론 국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등 어떤 것 하나 도움이 되는 게 없는 상황이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경기는 여전히 회복세를 보일 조짐이 없고 한때 세계 경제를 끌어올리는 신흥국 경제는 반대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졌다. 기업 측면에서는 혁신을 소홀히 한 영향으로 급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을 따돌리기 힘든 상황이고 노조는 실적과는 상관 없이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다. 여기다 국회는 정쟁에 집중하고 있어 정책적 도움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중고가 아닌 삼중고에 빠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어느 것 하나 이른 시간 안에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외적으로는 세계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내적으로는 혁신을 멀리한 기업들이 추격자들을 따돌릴 여력이 없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회복 시점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기업 측면에서 강도높은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의 가장 큰 이유는 성장 한계"라면서 "기업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 스스로가 어떤 의지를 갖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데 최근 상황은 각종 요구와 규제들로 인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들과 싸워야 하는데 오히려 칼날을 무뎌지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김호연 김병용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