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중견기업 지방세 감면액 확 줄인다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6 17:24

수정 2014.10.26 21:59

정부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지방세 감면액 3조원 중 2조원을 축소 또는 종료하기 위한 지방세 감면 재설계에 착수했다.

26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서민 취약계층에 대한 감면액 1조원은 연장하되 담세 능력이 충분한 공적 단체 및 중견기업 이상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감면을 축소하거나 종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행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을 입법예고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감면 재설계 작업은 사실상 그동안 관행적으로 감면을 받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조세 구조조정의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정부 차원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감면을 받고 있는 기업 등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안행부 관계자는 "이번 지방세 감면 재설계 작업은 감면정책의 대대적 정비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비정상화된 관행을 정상화시키는 차원"이라고 정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감면비율은 공적단체가 55%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중견기업(28%), 중소기업(17%)순이다.

안행부는 앞으로 현재 16조원(23%)에 달하는 감면 규모를 국세 감면 비율인 14%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감면 규모를 10조원 수준으로 끌어내려 5조~6조원의 지방세입을 확보할 수 있다.

감면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기업 중에는 일부 대기업이나 단체가 다수 포진돼 있어 감면 정책의 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산업단지 사업시행자로 한화, 포스코, 삼성, 석유공사, LH, 수자원공사 등 대기업 계열사와 정부기관 등은 지난 32년 동안 감면 혜택을 받아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안행부는 이들 기관에 적용되고 있는 취득세 100%, 재산세 50~100% 감면 비율을 취득세 25%, 재산세 25~50%로 축소 조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안행부 관계자는 "감면 대상의 담세력 대비 과다감면을 받고 있다는 점, 그리고 32년간 장기감면에 산단의 양적성장 등을 고려했다"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20~28년 동안 장기감면을 받고 있는 서울대, 삼성, 세브란스 등 대형병원 등도 현행 100%를 감면받고 있는 재산세와 취득세를 각각 25%로 조정하기로 했다. 안행부는 또 장기간 감면으로 목적이 달성됐거나 효과 입증이 미흡한 감면,시장경쟁원리에 맡겨야 하는 감면 등은 원칙적으로 일몰 종료할 방침이다.

이 중 국민연금, 공무원·사학연금공단 등은 감면을 종료하기로 했다. 300여개의 공공기관 중 82%가 감면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내려진 조치다.

이 밖에 경찰·군인공제회, 관광호텔, 부동산펀드와 리츠, 새마을운동 조직, 재향군인회 등도 감면이 종료된다.

안행부가 이처럼 조세 감면 정책에 칼을 빼든 것은 감면을 받고 있는 기업이나 공적단체의 담세율,즉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능력이 83%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감면에 대한 정비기 이뤄지지 않은 것은 해당 사업자들의 오랜 특혜 관행과 감면이 또 하나의 기득권으로 변질돼버린 데다 감면 또는 면제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마치 감면이 당연한 권리인 양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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