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책정 자율성 보장돼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사총협)는 지난 7일 중앙대 서울캠퍼스에서 총회를 열고 등록금 책정의 자율성 보장과 해외 유학생 유치확대 지원 등을 골자로 한 건의서를 채택했다. 이날 총회에는 회원교 155개교 중 104개 대학의 총장들이 참석했다.
사총협은 "국가장학금 지원사업의 시행과 등록금 인하·동결 등으로 실질적인 부담이 완화됐지만 대학의 연구·교육환경은 악화됐다"면서 "등록금 인하 여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반값등록금이 되는 2015년부터는 등록금 책정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학생 유치 확대를 통한 교육수지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다학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관계부처의 협조와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의서와 함께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들로부터 받은 규제개혁 과제들도 공개됐다. 가장 많은 건의가 이뤄진 분야는 대학재정·회계로 등록금 규제 와 등록심의위원회 개선이 거론됐고 교육여건·시설 분야에서도 교지 확보율 산정·교육시설 건축규제 완화 등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대교협은 이같은 건의사항을 백서로 만들어 황우여 교육부장관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소규모 대학들 불만 쏟아져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종합토론에서는 평가 방식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초안은 정성·정량평가를 동시에 실시해 ABCDE의 5개 등급으로 나누는 것이었지만 최근 ABC 3개 등급으로 나눠 2단계로 평가하는 안이 새롭게 부상했다. 이날 사총협 회의에서는 투표를 거쳐 기존 5개 등급으로 실시하는 안을 공식 입장으로 채택했다. 평가지표 작업을 다시 해야 하는 등 혼란이 클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한편 소규모 대학 총장들은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한 사총협의 대응이 대형 대학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잇따라 불만을 터트렸다. 서울지역의 한 대학 총장은 "작은대학은 구조조정을 할 능력이 없지만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라며 "사총협이 작고 가난하고 지방에 있는 대학과 더불어 같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대학 총장들은 정원외 입학 제도를 폐지해 2단계 정원감축에 대응해야 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경남지역의 한 지방대 총장은 "각 대학들의 정원외 입학생의 규모가 5만7000여명에 달한다"면서 "이를 정원내 인원으로 저정해 단계적으로 줄이면 교육부에서 원하는 2단계 감축목표 5만명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안에 대해 찬반 투표결과 대부분의 지방·소규모 대학 총장들이 동의하며 찬성이 훨씬 많았지만 공식적인 의견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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