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당국과 중국 게임업체들은 지난 2007년부터 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공식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한국 등 경쟁국들의 게임을 어떻게 막고, 자국 게임의 경쟁력을 어떻게 향상시킬지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2. 한국 국회에선 인터넷 게임 업체에 게임 과몰입·게임중독 해소를 위한 기금 형식으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국내에서는 수시로 인터넷 게임 중독을 명분으로 게임산업을 규제하는 법안들이 발의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각 산업에 대한 조명이 활발한 가운데 게임산업에서의 양국간 상황은 극명해지고 있다.
게임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규제 틀에서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 향후 경쟁구도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게임산업의 FTA 수혜여부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양국간 엇갈리는 시장 성장세와 당국의 지원 여건을 살펴보면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시장의 위축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7년까지 매년 중국 게임시장 성장률은 각각 9.1%, 6.9%, 6.2%, 5.9%로 중국 게임시장의 지속적인 고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4년간 7.9%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2017년에는 113억7900만 달러(약 12조5000억원)까지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기반 산업의 발전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전년 대비 11.1% 성장한 86억7400만 달러(약 9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 게임시장의 경우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9조7198억원으로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2008년 이후 매년 유지되던 10%대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9조원대 규모에서 성장을 멈췄다는 지적에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불과 십여년전만 해도 중국 게임업체들은 한국 게임을 베끼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분야에 우수한 인재들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기획과 개발 등에서 품질이 높아지면서 한국 게임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의 게임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중앙대 위정현 경영학과 교수는 "2000년대 중반과 달리 지금의 한국 게임들은 중국 자본에 지배력 아래에 있는 상태"라면서 "중국에서 국내 주요 대형게임사들의 성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독자적으로 중국에 진출한다고 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게임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진단, 해외시장과 자국에서의 경쟁력 및 자생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국회에서 논의되던 규제 법안들 조차 아직 정리되지 못한 상태다.
이같은 내부적인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국간 FTA 체결 이후 게임 분야의 수월한 중국진출이 득이 될지도 의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 게임 산업 보호를 내세운 중국이 한국 업체들의 진출을 여러가지로 제한을 뒀지만 이번 FTA로 중국 진출에 숨통은 트일 것"이라면서도 "각종 규제로 활력을 잃은채 해외시장을 노려본다고 해서 경쟁 체제에서 살아남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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