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권태신 한경연 원장 진단 "한국경제는 고장난 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16 17:42

수정 2014.11.16 21:43

"수리하든가 새로 바꿔야" 성장잠재력 하락 등 경고 中·日에 낀 제조업 위기


권태신 한경연 원장 진단 "한국경제는 고장난 차"

"한국 경제 상황은 고장난 자동차와 같다. 엔진이 덜덜거리는데 도로에서 차가 멈춰 서면 손쓸 방도가 없다. 지금 당장 수리를 맡기든가 새 차로 갈아타야 한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사진)이 한국 경제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권 연구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성장잠재력 하락'과 '중국 등 거대시장의 심상찮은 조짐' '엔저와 중국의 추격에 끼인 제조업 위기' '노사 간 손발이 맞지 않는 산업현장'을 4가지 경고음이라고 주장했다.


성장잠재력 하락과 관련해서는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2·4분기와 3·4분기를 제외하고는 2011년부터 12분기 동안 전분기 대비 0%대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현 추세라면 2020년부터는 2.1%로, 2030년부터는 1.8%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한경연의 전망이다.

권 원장은 또 중국발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징후를 제시하며 예의 주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성장목표치를 실제 성장률보다 낮게 잡는 경향을 보여 왔는데 최근에는 중국 정부의 미니 경기부양책에도 성장률이 2·4분기 7.5%에서 3·4분기 7.3%로 하락, 올해는 성장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거나 시장경제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면서 "이런 시스템 리스크를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우려되는 징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조업체가 중국과 일본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도 우리나라 경제에 경고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 있는 산업은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기업에 당하고, 노동집약적 산업은 중국에 밀리는 상황이라는 게 권 원장의 지적이다.

권 원장은 "일본과의 기술격차는 여전히 10%포인트 이상 벌어져 있고, 중국과는 4년 전 17.8%포인트 차이에서 12.5%포인트로 격차가 좁혀진 상황"이라면서 "엔저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고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일본기업의 역습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첨예한 노사갈등이 한국 경제 위기론을 부추기는 한 요소로 지적됐다. 권 원장은 "노사관계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인 노사협상 기간만 단축해도 한국 경제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서 "노사협상 기간이 4일 단축되면 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에서 최대 4%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단체교섭 횟수를 일본과 비교할 때 일본은 전체 사업장의 49.6%가 1∼4차례 교섭을 진행하는 데 반해 한국은 70.5%가 10차례 이상 진행한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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