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웰빙으로 바이오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독보적인 기술경쟁력과 실적을 바탕으로 질주하는 기업들이 있다.
지난 25일 찾은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 ㈜젬백스앤카엘의 연구실. 10평(33㎡) 남짓한 소규모 연구실에는 4명의 연구원들이 췌장암 치료 백신으로 알려진 'GV1001'의 시판을 앞두고 막바지 임상실험에 열중하고 있었다.
GV1001은 차세대 항암치료제와 항염증제 약품으로 펩타이드(아미노산 중합체)가 주성분이다. 암세포 증식을 유도하는 효소를 추적해 암세포만을 공격, 암을 억제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기웅 젬백스앤카엘 IR 총괄대표는 "GV1001은 독성과 부작용이 거의 없어 췌장암 면역치료백신의 상용화가 가능한 의약품"이라며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한 결과 안전성과 긍정적 면역반응에 대한 효과를 입증 받았다"고 했다.
GV1001은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췌장암 치료제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시판용으로 만들어져 국내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1998년 설립된 젬백스앤카엘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클린룸 오염 제어 사업으로 사세를 키워오다 2008년 노르웨이의 항암백신 개발전문회사인 젬백스AS를 인수한 뒤 바이오 사업투자를 계속해 왔다. 이 때문에 정보기술(IT) 업체지만 증권가에선 바이오 테마주로 분류된다.
김상재 젬백스앤카엘 대표는 "GV1001은 세계에서 유일한 췌장암 치료 백신으로 효능이 탁월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어 향후 항암 면역 세계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젬백스앤카엘과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내츄럴엔도텍 역시 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는 바이오 업체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쪽 벽면에 이 회사가 자랑하는 제품군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내츄럴엔도텍은 여성 갱년기 치료물질인 에스트로지(EstroG, 백수오 등 복합 추출물로 만든 식물성 여성호르몬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트로지를 이용한 여성 갱년기 건강 기능식품인 '백수오궁'이 이 회사의 대표 제품.
기존의 갱년기 증후군 치료제에서 암, 심장병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백수오 제품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2010년 24.4%에서 불과 3년 만에 85%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제품 생산 초기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7월 미국 최대 약국 체인 업체인 월그린스와 CVS 파머시의 1만5000여개 매장에 PB상품을 판매했는데 2주 만에 재고의 40%가 소진되기도 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일본, 오는 2017년에는 중국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 최근 세계 10대 다국적 제약사와 계약을 진행중인데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어 조만간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의 귀띔이다.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이사는 "단순히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회사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면서 "앞으로 에스트로지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소재 라인군을 확대해 미래지향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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