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이 매년 말 선정하는 입법 및 정책개발 최우수·우수의원 최종 선정 결과에 국회의 이목이 쏠렸다.
매년 12월 국회사무처는 입법 및 정책개발 자문위원회를 거쳐 의장이 최종 선정한 최우수·우수의원 선정 사실을 공개한다. 의원들 사이에선 이 상을 향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의 1년 성과를 홍보하는 데 있어 의장이 주는 상이라는 '공신력'과 함께 포상으로 나오는 '상금'도 나름 짭짤하기 때문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사무처가 올해 1년간 발의한 법안 개수와 이 중 국회를 통과한 법안 수, 법안 내용에 대한 평가 등을 거쳐 최우수의원에겐 1000만원, 우수의원에겐 5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일정을 진행중이다. 상금은 말 그대로 '쌈짓돈'이라 사용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해당 의원실 사람들끼리 가는 워크숍이나 연말 행사 등에 요긴하게 쓰인다는 전언이다.
수상 대상은 대체로 국회 초년병들이다. 중진들에 비해 초·재선들이 의정활동에 의욕적이라 수상자도 많이 나오는 편이라고 한다.
새누리당에선 이명수 의원이 6년 연속 최우수의원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단골 수상자로 꼽힌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 의원은 담뱃값 인상이 증세를 위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일정 비율을 금연정책 관련 사업에 사용토록 명시한 법안을 발의하는가 하면 가수들의 립싱크 및 핸드싱크 금지와 같은 '독특한' 법안도 제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강창일·김우남·김재윤 의원 등 '제주 3인방'이 싹쓸이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 의원의 경우 발의하는 법안 개수 자체도 많지만 법 내용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것들이 많아 단골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평이다.
수상자로 선정되려면 1년에 최소 200~300개의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때문에 간혹 비슷한 분야의 법안을 여러개 묶어 내는 '세트법'도 나온다고 한다. 세트법은 안에 묶여있는 법안 개수를 모두 쳐준다. 단순히 문구 하나를 고친 법안은 마이너스 요소다.
일부 의원실에선 사법고시를 준비했던 사람을 인턴으로 채용해 입법 전담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의장이 수여하는 입법 및 정책개발 상을 인지하고 있는 의원실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정됐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공표되는 게 아니라 수상 대상인 의원실에 팩스로 문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의원들이 법안 발의의 무게감을 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19대 국회 전반기 입법 활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 310명(사직, 당선 무효자 등 포함)이 발의한 법안 9351건 중 처리(가결.부결.철회.폐기.대안 반영 폐기)된 법안은 2282건이다. 이 중 대안 반영 폐기 건수가 1534건으로 67.2%를 차지했는데 법안 내용이 그만큼 부실하거나 기존에 제출된 법안을 재탕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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