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절반의 성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12 18:08

수정 2014.12.12 20:06

"중국의 광군제, 영국의 박싱데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한국의 대표 쇼핑이벤트로 자리매김케 하자."

12일 오픈마켓 11번가를 비롯한 현대H몰.롯데닷컴.엘롯데.CJ몰.AK몰.갤러리아몰.롯데슈퍼.하이마트 등 국내 10여개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는 미국 쇼핑업계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뜬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11번가, 롯데닷컴 등 쇼핑몰들은 오전부터 접속자가 몰리며 서버가 다운되고 평소 대비 2~4배의 접속자가 몰렸다. 이처럼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으나 명실상부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장(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은 "해외 직구시장이 올해 2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유통업체들이 할인행사를 진행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파격적인 할인과 함께 역직구를 통한 해외 소비자도 끌어들일 수 있는 행사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파격적 할인에 물량 매진

11번가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 시간 3000명에게 발급한 50%(1만원 이내) 할인쿠폰은 오전 매 시간 1분 만에 마감됐다. 한정상품으로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 아이폰6, 고가 패딩인 캐나다 구스, 폴스미스 목도리는 3~7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매진됐다.

오전부터 밀려드는 이용자로 이날 행사에 참여한 다수 쇼핑몰이 '마비'되기도 했다. 11번가와 함께 이날 오전 한때 접속장애가 발생한 롯데닷컴 관계자는 "평소보다 사이트 서버 용량을 2배로 늘렸는데도 일시 장애가 발생한 것 같다"며 "전날 밤 12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접속자가 평소의 3배가량인 15만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블랙프라이데이'가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오후에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코리아 블프' 행사는 국내 오픈마켓인 11번가 주도로 이뤄졌다. 11번가는 지난해 12월 13일 자체적으로 코리아 블프 행사를 진행, 대성공을 거뒀다. 올해는 11번가에 입점한 업체를 중심으로 연합을 구성해 이벤트를 만들고 해외 직구족을 공략했다.

■제조사 참여해 상품 질 높여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코리아 블프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는 재고품을 해를 넘기기 전 정리해 보관·관리비를 절감하고 소비자는 싼값에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코리아 블프 행사는 유통업체 주도로 이뤄져 상품 수와 질이 턱없이 부족했다.
한국항공대 이승창 교수는 "해외 직구로 빠르게 옮겨가는 소비자의 대응력을 쫓아가지 못하면 국내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고객을 잃게 될 것"이라며 "해외 직구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앞으로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함께 코리아 블프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