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평균은 1.3% 올라 1999년 이후 최저수준
201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로 전년에 이어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2년 연속 1%대 물가상승률에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월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1.3% 올랐다.
2011년 4.0%이던 물가상승률은 2012년 2.2%, 2013년 1.3%로 둔화됐으며 지난해는 전년과 같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연간 물가상승률 1.3%는 1999년(0.8%) 이후 가장 낮으며,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5∼3.5%) 하단을 한참 하회하는 수준이다.
2014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2.0% 상승했고,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7%, 생활물가지수는 0.8% 각각 올랐다. 이들 상승 폭은 전년보다는 소폭 확대됐다. 그러나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9.3% 하락했다. 이는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로, 지난해 농산물 가격이 낮은 물가상승률을 견인했음을 시사한다.
한편, 12월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0.8% 오르는 데 그쳐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상승률이 0%대까지 다시 떨어진 데는 유가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6% 올랐다. 2013년 8월(1.5%)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인 지난달과 같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4%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3% 올라 2013년 10월(0.0%)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선식품지수는 2.8% 하락했다.
반면 공업제품은 전년 같은 달보다 0.6% 떨어지면서 1999년 4월(-0.8%)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휘발유(-10.8%), 경유(-12.6%), 등유(-12.1%) 등의 내림세가 특히 커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비스는 전년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집세는 전년 동월보다 2.2% 올랐다. 전세(3.1%)와 월세(0.5%)가 모두 상승했다.
통계청 김보경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0%대에 진입했다"며 "유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하면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0% 상승한 점을 근거로 꼽는다.
손웅기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새해에는 내수 회복에 따른 수요 측 상승 압력과 담뱃값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2.0%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가상승률이 최근 몇 년간 1%대여서 이를 구조적으로 오래 내버려두면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다"고 최근 발언하는 등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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