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예인-근로자 소득 차이 '年 1000만원'

연예인과 근로소득자간 소득 격차가 매년 커지고 있지만 세금은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연예인과 일반근로자의 소득 차이가 연 1000만원에 육박하는 걸로 파악됐다. 하지만 개인사업자인 연예인 소득은 본인 신고에 의존하고 있어 과세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국세청이 내놓은 '2014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가수와 탤런트·배우를 합친 연예인의 연평균 수입은 2013년 3956만원으로 2010년의 3182만원에 비해 24.3% 늘었다. 이 기간 근로소득자의 연평균 수입은 2642만원에서 3007만원으로 16.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연예인과 근로소득자 간 소득 차이도 2010년 540만원에서 지난해 949만원으로 격차를 크게 벌렸다.

연예인 중에서도 가수들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가수의 2010년 연평균 수입은 2697만원으로 근로소득자(2642만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3년에는 4674만원으로 3년전에 비해 72.2% 증가했다. 배우·탤런트의 평균 수입은 3718만원으로 3년전 3331만원에 비해 11.6% 늘었다. 가수에 비해 증가율은 저조했지만 여전히 근로소득자보다 20% 이상 많은 수입을 올렸다.

근로소득자의 연평균 수입은 최근 3년새 16.3% 증가했지만 1인당 세금은 20% 가까이 늘었다. 근로소득자의 1인당 연평균 세금은 2010년 169만원에서 2013년에는 201만원으로 19.2% 상승했다. 근로소득자의 평균 세금이 2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금을 원천징수하는 근로소득자와 달리 연예인 소득은 본인 신고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과세 형평성 논란이 나온다. 연예인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업무와 관련된 사용 경비를 공제받을 수 있다. 연예인이 1년간 벌어들인 수입이 총 10억원이고, 사용 경비가 6억원이면 4억원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된다.

문제는 업무 경비가 본인 신고에 의존해 집계된단 점이다. 연 수입이 7500만원 이상이면 직접 사용 경비를 기재한 장부를 작성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경비 부풀리기가 일어날 개연성이 커진다. 연예인 소득 탈루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한 세무사는 "자신이 기재한 경비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내는 세금이 크게 달라진다"면서 "과세당국이 정해준 경비율에 따라 신고하는 연예인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소득 금액 자체가 제대로 신고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가수들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공연이나 각종 행사에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채 출연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세무 전문가들은 연예인 비용 처리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 없이는 세금 탈루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연예인은 고정 비용이 많지 않고, 활동 비용은 소속 기획사에서 경비로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 소득세를 신고할 때 이미 처리된 경비를 중복 신고해 세금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납세자연맹 관계자는 "과세 규정이 불명확한 상황에서는 연예인도 납세자 입장에서 절세하는 방향으로 소득신고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mail]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