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애인에게 아기 잃은 엄마 "사과도 없어" 울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08 14:13

수정 2015.01.08 14:13

장애인에게 아기 잃은 엄마 "사과도 없어" 울분

10대 발달장애인이 두 살 아이를 건물 3층에서 창 밖으로 던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사건과 관련, 피해아동인 정상윤(2)군의 어머니가 인터넷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군 어머니는 7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고가 난지 한 달이 지나도 가해자 측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거니와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며 "이렇게 시간만 끌다가 사건이 덮어져 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글을 올리기로 했다"고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정군은 어머니, 형(6)과 함께 부산 사하구 모 사회복지관을 방문했다. 이날 어머니는 인지통합 및 미술치료 수업을 듣는 큰아들을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때 어디선가 나타난 발달장애인 이군(19)이 정군의 손을 잡고 가길래 어머니는 뒤에서 따라가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이군 옆에 있어야 할 장애인 활동보조인은 온데간데 없었다.

이군이 정군을 아래층으로 데려가려는 듯 해서 어머니는 이를 말렸으나 덩치가 큰 이군을 제지하기에는 무리였다. 그 찰나 이군은 어머니의 얼굴을 본 뒤 미소를 짓더니 정군을 들어 3층 난간에서 밖으로 내던졌다.
9.2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진 정군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 상태에서 5시간 만에 끝내 숨졌다.

갑자기 아이 잃은 슬픔에 빠진 정군 어머니는 이후 관계당국의 대응 방안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어머니는 "만18세 발달장애 1급 장애인이 아기를 던져 죽인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한 번도 없었던 사건이라고 한다"며 "그만큼 관심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사는 잠잠하고 복지관과 복지관 측에 위탁을 준 사하구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군 부모와 장애인 활동보조인, 이군이 다니는 학교 측에서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머니는 "모두들 법적 책임이 없다면서 발달장애인 이군에게만 책임을 미루고 관련자, 관련기관이 모두들 사건이 조용히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가해자가 장애인이 됐을 때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라고 반문하면서 관련자 및 관련기관에 책임을 질 것과 사과를 요구했다.


정군 어머니가 올린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주목 받고 있다. 8일 오후 2시 현재 정군 어머니 글에는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을 정도로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네티즌들은 "기사는 봤었는데 아직 일이 해결되지 않았군요. 상윤이 어머니 힘내세요", "가슴이 미어지네요", "도대체 정부는 뭘 하는 걸까요", "정말 놀랍고 가슴 아프네요" 등의 위로와 격려의 글들을 쏟아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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