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1%지분 규제 폐지.. 대기업 대주주 참여 허용
외국인 투자자만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던 대형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에 삼성·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도 진출할 길이 열렸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서울 3곳과 제주 1곳에 면세점이 신규로 들어서며 2017년까지 호텔 5000실이 추가 공급된다. 서울 강남의 한국전력 부지와 용산 주한미군 부지도 내년부터 개발된다. 대규모 관광인프라 사업에 대한 규제 철폐와 과감한 정책자금 지원으로 그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사내유보금을 키워온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사업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8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금융위원회 등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관광인프라 및 기업혁신투자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가시화되면 총 25조원 이상의 투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기업 등의 애로사항 해소를 통해 앞당겨지는 투자액은 16조8000억원, 새롭게 창출되는 투자가 8조5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우선 카지노를 포함한 대형 복합리조트 2개를 새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 복합리조트 사업 시 외국인 지분 비율이 최대 51% 이상 돼야 한다는 규제를 폐지해 국내 투자자도 최대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카지노·복합리조트의 후보지는 인천 영종도가 유력하다.
문화체육관광부 박민권 체육관광정책실장은 "삼성,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누구든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복합리조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복합리조트 1개소당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 사업자를 선정해 이르면 내년에 착공토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등 투자자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정부가 심사해 오는 11∼12월 사업자를 선정한다. 복합리조트 완공 예정 시점은 2020년께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도 대거 확충될 전망이다. 지난 5년간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12% 증가한 반면 관광호텔 객실수는 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숙박시설 부족난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까지 호텔 5000실을 추가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향후 3년간 호텔 건설자금 1조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호텔 리츠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에 대해서는 내년에 착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에 105층 규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설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서울시 등과 협의해 통상 2~3년이 걸리는 용도지역 변경, 건축 인허가 기간을 1~2년으로 최대한 단축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인허가 기간이 단축되면 (당연히) 완공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드러냈다.
정부는 또 관계기관 간 이견으로 개발이 더딘 용산 주한미군 부지 개발계획을 오는 4월까지 승인하고 하반기에는 투자 착수가 가능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부지별로 용적률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단계적인 개발이 추진된다. 아울러 경기 판교테크노밸리의 3분의 2 수준(43만㎡)의 첨단산업단지가 판교 인근에 새롭게 조성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 산업단지 지정과 착공을 거쳐 2017년 상반기에는 분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우수한 기술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춘 기업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지난해 8조9000억원 수준인 기술금융 공급을 올해 20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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