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해외 직구 사이트에 몰두하는 주부층을 잡기 위한 오픈마켓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18일 KB국민카드의 빅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해외직구를 이용한 고객 중 39.8%가 아마존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구매층은 30~35세 여성으로, 전체 구성비의 29%를 차지했다.
전체 고객의 3분의 1가량이 30대 여성인 것.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패션.잡화의 구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고가의 의류를 판매하는 브랜드인 '토리버치'나 '파페치' 등이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서용구 유통학회 회장은 "(희소성 있는) 브랜드, 디자인, 다양한 상품 구성 등 세 가지 요소가 직구족이 생겨나는 요인"이라며 "사치재나 프리미엄 제품은 유통 구조 상 해외 쇼핑몰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에 국내 오픈마켓 업계는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고객 이탈을 막는 전략을 펴고 있다. G마켓은 지난 2012년부터 해외쇼핑에 관한 모든 것을 통합 서비스하는 '해외직구관'을 오픈했다. 이를 통해 패션.유아동.스포츠 및 아웃도어.생활용품 등 카테고리별 상품을 구분해 선보이는 중이다.
더불어 오픈마켓 유통가는 수년 전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맞춰 일제히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맞불 작전'을 펴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12일에는 11번가 주도 하에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연합해 '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비록 유통업체만이 참여해 상품 구성 부족 등의 문제를 노출하며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1번가의 매출이 2배 이상 오르고 다른 쇼핑몰도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등 앞으로 성공적인 정기 할인 행사로 자리 잡을 여지를 남겼다.
업계의 이런 노력으로 국내 업체를 이용한 해외상품 직구 고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G마켓 해외직구관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이 2012년 같은 기간에 비해 62% 증가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해외직구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하기도 했다.
단지 유통채널을 확충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직구족이 주목할 만한 상품을 갖춰 고객을 잡으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 당시 해외쇼핑 트렌드 분석을 통한 상품 구성으로 여성 고객의 주목을 받았다. TV나 잡지 등에 소개되며 이슈화된 상품을 빠르게 캐치하고 국내 여배우의 립스틱 상품을 2만~3만원대에 내놓는 등의 전략을 편 것.
인터파크는 주부층의 주요 구매물품인 유아용품뿐 아니라 키덜트족(아이의 취향을 가진 성인) 고객까지 잡기 위해 지난해 12월 완구 전문몰 '아이토이즈'를 오픈했다. 해외 직구에 의존해야 했던 500여개 브랜드의 인기 완구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는 1조원 규모의 완구시장을 잡기 위해 오픈마켓 차원에서 직접 나섰다는 분석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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