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건설·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량화 바람'이 불면서 탄소 섬유를 활용한 복합소재 개발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 섬유는 강철보다 10배 이상 강하지만 무게는 훨씬 가벼워 금속을 대체할 신소재로 꼽힌다. 가볍고 강도는 높다 보니 제품 경량화에 따른 연비 개선이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탄소섬유 복합소재인 '열가소성 컴포지트(CFRT)'의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세계 두 번째로 대량 생산에 성공한 기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엑시아머티리얼스'다.
지난 2000년 창업 이후 12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끝에 얻어낸 결실이다.
■세계 두번째 '컴포지트' 대량 생산
엑시아머티리얼스가 자체 개발한 '열가소성 컴포지트'는 유리섬유·아라미드 섬유 등 탄소섬유에 '레진'이라는 화학 소재를 합침시킨 복합 소재다. 금속 대비 높은 강성으로 금속을 대체할 신소재로 꼽힌다. 그동안 컴포지트 시장은 대량 생산이 어렵고 단가가 높아 항공이나 고가의 차량 등 경량화가 필요한 일부 제품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엑시아머티리얼스가 자체 개발한 열가소성 컴포지트는 최대 3m폭으로 연속 대량 생산이 가능해 원가를 낮추는 한편, 타소재와 결합이 용이해 제품 활용 폭을 넓혔다.
진양석 엑시아머티리얼스 대표는 "첫번째로 대량 생산에 성공한 독일 기업은 제품 광폭이 1m인 반면 우리는 3m폭으로 연속 생산이 가능해 활용도를 높였다"며 "제작시간도 줄인 데다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엑시아머티리얼스가 만든 '열가소성 컴포지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금형에 넣고 빠르게 찍어낼 수 있어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금속 프레임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또한 열가소성 컴포지트에 단열재를 붙여 판넬로 만들어 건축 자재로 쓰이거나 공사현장용 중장비 작업 지지대로 활용한다.
진 대표는 "하중 지지를 위한 철제 프레임을 세울 필요없이 집을 지을 수 있어 빠르고 신속하게 숙소를 만들어야 하는 대단위 건설 현장 숙소나 재난 발생시 임시 거주지를 만들 때 활용된다"며 "아울러 이 소재에 구조재인 '하니컴'을 붙일 경우 1㎡당 20t의 무게를 견딜 수 있어 중장비 작업 공간용 패널로 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벼운데다 신속하게 만들고 해체하기도 쉬워 건설·국방산업·에너지 산업 등 활용도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파리 에펠탑의 계단 보수공사 때도 쓰였다.
■경량화 바람 해외서 '러브콜'
열가소성 컴포지트 시장 전망은 밝다. 현재 전체 컴포지트 소재 시장 규모는 약 11조원으로 추정되며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진 대표는 "현재 약 1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된 상태며, 1억달러 규모의 시장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엔 특히 글로벌 전시회를 통해 제품을 알리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진 대표는 "특허 확보 등 만반의 준비를 끝낸 만큼 앞으로 파리·달라스 등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대형 부스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